시중자금 쏠림 현상 여전..기업 자금경색 심화 우려

입력 2009-06-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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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잔고 여전히 '높고' 신용스프레드 '2003년 카드사태' 수준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 위주로 단기 운용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는 단기자금 운용 상품의 대표격인 머니마켓펀드(MMF) 잔고가 여전히 10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간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가 재차 확대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만을 좇다보니 밣생한 결과라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중 자금은 작년 하반기 이후 안전자산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고 올들어 일부 위험자산 투자가 재개되고 있지만 안전자산에 편중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이나 우량기업 회사채 등 유동성이 높거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7년말 47조9000억원에 불과했던 MMF 잔액이 그동안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국면을 지나며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올들어 100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22일 현재 MMF 잔액은 11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말 90조6000원에 비해 반년 만에 무려 23조2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MMF 잔액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고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이는 시중의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단기 부동화된 영향에 따른 것으로 유출입이 자유로운 자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스프레드의 확대도 기업들의 자금사정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월 19일 현재 신용스프레드는 7.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 지난 2003년의 5%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에 편중돼 신용스프레드가 높았던 지난 2003~2004년 당시 부실채권 비율이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던 경험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신용카드 관련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은행 부실채권이 확대, 시중 자금은 국고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되거나 단기 부동화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 기업의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올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금융당국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간 자금 조달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신용스프레드의 확대와 기업의 자금 경색 강도는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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