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중앙정부가 석유산업 국유화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유전 및 가스전 8곳에 대한 국제입찰을 실시해 글로벌 석유개발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입찰엔 사전 자격 심사(PQ)를 통과한 전 세계 40개 기업이 참여하며, 한국기업으로는 1차 PQ를 통과했던 한국가스공사가 유일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29일 지식경제부와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이라크는 PQ를 통과한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아카스·만수리아·바이하산 등 8개 유전·가스전에 대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입찰에는 미국계 거대 석유기업 엑슨모빌을 비롯해 유럽 최대사인 로열더치셸, 러시아 2위 석유업체 루코오일, 중국의 시노펙 등 석유 메이저와 주요국의 국영 석유회사가 모두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한국기업인 가스공사도 유력 유전회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2~3개의 유전과 가스전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석유개발 경험이 많은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는 지난 2007년 쿠르드 자치정부와 광구에 대한 개발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이라크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PQ에서 떨어져 자격을 얻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스공사는 유전개발이나 운영 능력 등을 고려해 컨소시엄 내에서 유전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 한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석유공사 등에 비해 유전개발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유전 운영을 고집하기보다는 지분참여 방식으로 입찰에 응하되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입찰방식이 독특해 가스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라크의 유전 규모나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한개의 기업(컨소시엄)이 최대 세개의 유전만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도 중요하지만 어떤 유전에 응찰하느냐에 따라 경쟁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예고케 했다.
한편 가스공사가 이번 입찰에서 유전이나 가스전 확보에 성공할 경우 한국정부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이 본격화될 수 잇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쿠르드 지역에서 석유공사를, 이라크 중앙정부 지역에서는 가스공사를 중심으로 각각의 자원개발 사업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석유공사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PQ 확보를 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가스공사의 지분참여 방식 등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