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ㆍ공공기관과 손잡고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보호시스템 구축 지원에 나선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기술 침해 사건이 지속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돕고, 중소기업의 글로벌 역량을 갖추기 위한 조치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11일 롯데호텔(서울시 중구)에서 '상생형 기술유출방지시스템' 구축을 위한 상생 협약식과 기술보호제도 개선을 위한 스타트업 의견청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약식과 간담회에는 협력사와 스타트업의 기술 보호를 위해 상생 기금 출연을 협약한 대기업과 공공기관, 스타트업과 유관단체, 법률전문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본 협약은 PC·문서 보안 솔루션, 백신, 방화벽, 정보보안 클라우드 등의 기술유출방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지만,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상생 기금 출연을 통해 비용을 지원하는 '상생형 기술유출방지시스템 구축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식에는 먼저 출연을 확정한 LG생활건강, GS리테일, KT, 한국 동서발전, 부산항만공사가 참여했다.
중기부는 이 자리를 계기로 스타트업의 기술 유출 방지 위한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영주 장관은 "중기부는 다양한 기술 침해 사례에 빈틈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기술보호 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한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각지대가 없이 폭넓게 보호할 수 있도록 피해 구제 조치를 받는 데 필요한 법적 요건을 완화하고, 현재 수·위탁 거래에만 의무였던 비밀유지계약의 협상 제휴와 같은 걸 모든 양자 관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은 반드시 서면으로만 요구할 수 있고, 협상이 끝난 후에 기술을 돌려주거나 폐기하도록 함으로써 부당한 기술 요구를 막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협상 과정의 기술 요구 절차를 강화하도록 다양한 법적 의무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의 기술 탈취는 혁신 기술의 개발 의지를 끊고, 투자를 제한하며 폐업에 이르기까지 하는 등 혁신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또한 원래 시정 권고 수준으로 강제력이 약했던 행정조사 조치 수준을 시정 명령으로 대폭 강화하고, 실제 판매돼 발생한 피해만 손해액으로 인정하는 현 배상 제도를 기술 개발에 투입된 비용까지 인정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대기업과 공기업이 총비용의 40%를 출연함으로써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50%에서 20%로 감소해 더 많은 중소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기술 보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출연 비율은 정부가 40%를 부담하고, 대기업·공공기관이 추가로 40% 부담한다. 중소기업은 나머지 20%만 부담하면 된다.
오 장관은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기술 보호를 통해 공급망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더 많은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