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가로막혀, 中 내수부진도 영향
“유럽 항공사들 중국행 노선 매력 떨어져”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항공은 10월 26일부터 내년 11월까지 런던-베이징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영국항공이 해당 노선 운항을 재개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나왔다. 코로나19 기간 중단됐던 노선은 6월 재개한 상황이었다. 당시 영국항공은 성명을 내고 “런던발 베이징행 항공편이 3년 만에 다시 운항한다”며 “주 4회 운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영공이 폐쇄되면서 노선 운항이 복잡해진 점이 영국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현재 런던에서 베이징을 가려면 러시아 대신 몽골과 중앙아시아를 우회해야 해 비행시간만 13시간에 달한다. 이와 달리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이용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적 측면에서 서방 항공사들에 우위를 보인다.
중국 내수가 부진한 점도 타격을 줬다. 내수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중국 여행객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중국에서의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중국행 노선을 줄이는 것은 영국항공만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수요 약화로 인해 베이징 노선에 대한 매력이 감소하면서 유럽 항공사들이 점차 중국행 항공편을 축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경쟁사 버진애틀랜틱도 10월 25일부터 런던-상하이 노선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버진애틀랜틱은 “상하이까지는 1시간 더 걸리고 런던으로 돌아올 땐 2시간 더 걸린다”고 지적했다. 토피 매너 전 핀에어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중국으로 가는 가장 분주한 노선만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