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동안 고금리 논란이 많았던 대학 등록금 대출 금리가 종전보다 1~1.5%포인트 낮아지고 무이자 대출 수혜학생도 3만여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달라진 학자금 대출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방식도 종전 은행을 통한 간접대출에서 한국장학재단을 통한 직접대출로 전환됨에 따라 무엇보다 대학생을 담보로 한 은행의 '대출 장사'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장학재단의 이번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을 두고 전문가들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학생들에 대한 장학제도 및 학비 보조제도와 고등 교육의 실질적 기회 균등 제공이라는 기본 취지를 살릴 절호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담당하던 학자금 대출 업무를 앞으로는 재단이 직접 맡아 등록금 지원에 나설 예정인 만큼 그동안 학생들을 상대로 '고금리 돈 장사'에 열을 올렸던 은행들과는 얼마나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인지 자못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재단측은 우선 재단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오는 2학기 대출 금리는 지난 1학기(7.3%)보다 1~1.5% 포인트 인하된 5% 후반~6% 초반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저소득층 학생의 학자금 이자 부담을 조기에 덜어주고자 '대출 예약 신청제도'를 신설, 가구 소득을 미리 확인한 뒤 대출 시점부터 바로 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자금 대출 재원 마련과 관련해 재단은 연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계획중인 가운데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비공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다.
정부가 2009년도 예산으로 재단에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9414억원 지원금을 책정했다는 점과 현재 정부 출연금 1600억원, 교육과학기술부 보유분 삼성 에버랜드 주식 743억원, 사학진흥재단 청사 지분 50% 등의 넉넉한 재단 자산도 학자금 대출 지원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고작 1% 금리 인하를 갖고 너무 호들갑 떠는 것 아니냐며 낮아진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 또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턱없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탄탄한 대출 재원을 확보한 가운데 새롭게 학자금 대출 융자에 나서기로 결정한 만큼, 한국장학재단은 철저하게 상품 논리로 접근했던 시중 은행들의 전례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저소득층의 대학 교육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재단측이 이번 만큼은 학자금 대출의 상품 논리를 배제하고 사회복지 논리로 학자금 대출 지원에 접근하기 바라는 것을 기대하는 건 너무 무리일까? 저소득층의 고등교육 지원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