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전기차 승리?...“2030년 지나면 하이브리드 열풍 꺾인다”

입력 2024-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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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 세계 PHEV 판매량 50% 급증
순수전기차보다 싸고 휘발유 이용 가능한 점 부각
서방 규제 시작하는 2035년 전후로 부진 전망
“충전 인프라 확대·배터리 가격 하락에 최종 승자 전기차”

▲인도 뉴델리의 한 배터리 충전소에서 지난해 8월 11일 전기차 이용자가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뉴델리/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의 한 배터리 충전소에서 지난해 8월 11일 전기차 이용자가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뉴델리/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휘발유차 생산을 줄이고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주목받는 것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다. 순수전기차(BEV)를 살 여유가 없거나 배터리 충전소의 가용성을 걱정하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PHEV는 많은 관심을 얻고 있고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이 오래가지 못할 수 있으며, 결국은 완전한 전기차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BEV의 글로벌 판매량은 PHEV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 격차는 줄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EV 판매량이 8% 증가하는 동안 PHEV는 거의 50% 늘었다.

상황이 이러자 자동차 업체들은 BEV보다 PHEV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이달 볼보는 2030년까지 BEV로만 전환하겠다던 공약을 철회했다. 지난달 포드는 대형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든다던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을 종전 7종에서 14종으로 두 배나 늘렸고 폭스바겐도 BEV에 대한 계획을 재고하면서 하이브리드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전기차는 대형 배터리로 인해 기존 자동차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는 이보다 저렴하다. 휘발유차와 비교해도 가격이 조금 비쌀 뿐 구동 비용은 저렴하다는 평을 받는다. 또 휘발유라는 옵션을 지닌 채 주행하게 되는 만큼 주행 중 이용자가 느끼는 충전 부담은 BEV보다 적다.

▲자동차 점유율 전망 추이. 단위 %. 회색: 내연차, 옅은 주황색: 배터리차, 주황색: 하이브리드차. 출처 이코노미스트
▲자동차 점유율 전망 추이. 단위 %. 회색: 내연차, 옅은 주황색: 배터리차, 주황색: 하이브리드차. 출처 이코노미스트
그러나 하이브리드의 유행은 얼마 못 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전 세계 각국이 휘발유차에 시한부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6개 주가 채택한 ‘캘리포니아 규정’에는 2035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20%만이 PHEV가 될 수 있고 나머지는 BEV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더 엄격하다. 이들은 2035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모든 휘발유 엔진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당국이 제시한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배터리 충전소 인프라는 더 확장되고 배터리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에서도 그때쯤이면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PHEV가 2030년까지 점유율을 계속 넓히다가 이후부터는 BEV 판매 증가로 인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알파센스의 자비에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하이브리드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집착은 근시안적인 것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전기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조만간 뒤처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UBS의 패트릭 험멜 애널리스트도 “지금은 하이브리드가 이기고 있지만, 결국은 BEV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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