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디자인팀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제품…밥솥 이상의 가치 부여하도록” [이슈&인물]

입력 2024-10-17 17:33 수정 2024-10-18 11: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밥솥 기능만이 아닌, 새로운 가치 부여
복잡한 구조 속 단순함 추구한 디자인

▲미국 IDEA디자인어워드 수상,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그랜드슬램 수상 주역인 쿠첸 디자인팀 이혜민 차장(왼쪽), 구자림 과장. (사진제공=쿠첸)
▲미국 IDEA디자인어워드 수상,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그랜드슬램 수상 주역인 쿠첸 디자인팀 이혜민 차장(왼쪽), 구자림 과장. (사진제공=쿠첸)

“밥솥을 단순히 기능적인 제품으로 보지 않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제품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때, 밥솥 그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쿠첸은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다양한 디자인 어워드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디자인 가치를 인정받는 쿠첸은 ‘2024 IDEA 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에서 본상(Finalist)을 받으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했다.

쿠첸 스테디셀러 ‘브레인’ 밥솥은 올 3월 ‘iF 디자인 어워드’와 4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은 데 이어 ‘2024 IDEA 어워드’에서도 본상을 받았다. 특히 이번 IDEA 디자인 어워드는 자사 최초 수상이며, 본 수상을 통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받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밥솥 기능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을 중점으로”

▲이혜민 쿠첸 디자인팀 차장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첸)
▲이혜민 쿠첸 디자인팀 차장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첸)

쿠첸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한 미적 완성도를 넘어 시장과 사용자의 요구를 통합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혜민 쿠첸 디자인팀 차장은 “디자인은 항상 복합적인 요소들이 결합한 결과물이다.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차장은 제품 디자인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철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이 시장에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과 함께 어우러지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만든 좌석이 하나의 공간에 놓였을 때, 그 주변의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같은 제품들이 대부분 다른 브랜드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 제품(밥솥)이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쿠첸은 디자인이 단순히 제품 하나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까지 고려하는 ‘공간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자인이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쿠첸에서 추구하는 디자인의 또 다른 특징은 타 글로벌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은 ‘본질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이다. 쿠첸은 밥솥의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집 안에서의 위치, 다른 전자 제품과의 조화로움까지도 고려해 디자인했다. 이에 타 글로벌 브랜드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밥솥이 어느 곳이든 자연스럽게 배치될 수 있도록 고민했다.

쿠첸 디자인팀 구자림 과장은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이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을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주의 깊게 연구한다고 한다. 구 과장은 “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보면, 형태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본질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굉장히 안정감 있는 형태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이런 점을 제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쿠첸은 특히 글로벌 브랜드의 최신 제품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에 주목했다. 구 과장은 “최근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보면 거의 도형화된 디자인이 많다. 예를 들어 원형이나 장공형(트랙 형태) 같은 기본 도형들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며 “이러한 형태는 물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시각적으로도 매우 균형감이 있어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본질적인 도형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전개하면서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첸의 이런 고민은 미적 안정감뿐만 아니라, 제품의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구 과장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디자인은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며 “시간이 지나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는 게 중요하다. 쿠첸은 디자인의 기능성과 미니멀리즘(최소주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구조 속 단순함을 추구한 디자인”

▲구자림 쿠첸 디자인팀 과장이 서울 강남구에 있는 쿠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첸)
▲구자림 쿠첸 디자인팀 과장이 서울 강남구에 있는 쿠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첸)

쿠첸이 개발한 브레인 밥솥은 단순한 외관 디자인을 지니고 있지만, 그 내부는 매우 복잡한 구조적 특성이 있다. 밥솥은 6면이 기능 요소로 이뤄진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단순한 외관을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구 과장은 “공간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걷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밥솥의 구조적 특성상 ‘미니멀’한 디자인은 굉장히 힘든 숙제였다”며 “개발 엔지니어들과 수십 차례 협의와 절충 과정을 거쳐 제품의 설계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과거의 제품들에 비해 내부 파트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는 설계 개선을 통해 결국 어떤 공간에서도 조화로울 수 있는 ‘극도의 심플함’을 갖춘 외관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 밥솥이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은 완성도 높은 ‘소재’에 있다. 디자인이 단순해질수록 제품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구 과장은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입자룩’(Particle Look)을 외관 디자인에 접목했다. 그는 “극도의 단순함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조약돌 같은 자연물을 재해석한 입자룩을 참고했고, 흑운모를 포함한 새로운 소재 개발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직접 현지 공장에 여러 차례 방문해 소재 개발을 주도했다. 입자의 크기와 색감, 분포 정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테일을 공장 측과 치열하게 논의했으며, 수차례의 출장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원하는 소재를 완성해낼 수 있었다. 그는 “처음 기획했던 디자인대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공장에서 보내며 고민했다”며 “결과적으로 자연 소재를 재해석한 이 소재 덕분에 브레인 밥솥은 감성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품질을 갖출 수 있었다”고 했다.

“밥솥 그 이상의 가치 제공”…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

▲2024 IDEA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쿠첸 ‘브레인’ 밥솥. (사진제공=쿠첸)
▲2024 IDEA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쿠첸 ‘브레인’ 밥솥. (사진제공=쿠첸)

밥솥 디자인에서 사용자 경험(UX)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쿠첸 역시 이런 변화된 흐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이 차장은 “디자인의 방향성은 이제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밥솥 같은 주방 가전을 단순히 기능적인 제품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제품으로 확장하려고 한다”며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용자 경험 중심의 접근은 쿠첸이 밥솥처럼 전통적인 가전제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상호작용적 요소를 추가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이 차장은 밥솥을 예로 들며 “이제 밥솥이 단순히 밥을 짓는 기계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여야 한다”며 “밥솥과 사용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더 큰 만족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품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환경적인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비즈니스와 디자인 전반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차장은 이를 쿠첸 디자인 철학에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지속 가능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라며 “이번에 수상한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지속 가능성 항목이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였다. 저희 제품이 그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하며 책임감 있는 디자인을 실천하려고 한다”고 했다.

쿠첸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디자이너로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재료 선택부터 제품의 수명, 사용 후의 재활용 가능성까지 모두 고려한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006,000
    • +3.61%
    • 이더리움
    • 4,674,000
    • +7.2%
    • 비트코인 캐시
    • 692,500
    • +10.89%
    • 리플
    • 1,577
    • +0%
    • 솔라나
    • 345,800
    • +3.5%
    • 에이다
    • 1,118
    • -4.03%
    • 이오스
    • 923
    • +1.54%
    • 트론
    • 281
    • +1.08%
    • 스텔라루멘
    • 338
    • -2.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9,800
    • +2.15%
    • 체인링크
    • 21,340
    • +2.3%
    • 샌드박스
    • 489
    • +1.8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