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대통령의 결단

입력 2024-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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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시험대가 아닐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면담('독대'가 아니다)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결단의 선은 어느 수준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배를 타고 있는 집권 여당 대표의 압박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여론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22%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9월 24∼26일)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부정 평가 이유를 보면 '경제·민생·물가'(15%)가 1위를 차지했지만 '김건희 여사 문제'가 14%로 두 번째로 높았다. 두 요인의 수치로 볼 때 사실상 비슷한 수준으로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이번 조사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대해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67%였다. '현재대로가 적당하다'가 19%,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4% 수준에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53%)와 보수층(63%)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집토끼들이 돌아서고 있다는 의미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주가조작 등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필요성 조사에서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 응답이 63%였다. '필요 없다' 응답은 26%로,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진보층(86%) 10명 중 8명이 찬성한 것은 무의미하다 하더라도, 중도층(65%) 10명 중 6명, 보수층(47%) 중 4명이 특검 도입 필요성에 손을 든 건 대강 보고 넘길 수치는 아니다. 현재의 집토끼도 미래의 지지자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28%로 직전 조사보다 3%p 하락했다. 기존 최저치(9월 2주차 28%)와 같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과 집권 여당이 함께 떨어지는 부정적인 커플링(동조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이뤄지기까지 무려 한 달이 걸렸다.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명태균 씨는 김 여사와 나눈 카톡 대화를 공개했고, 정치권에선 '오빠' 논란이 일었다. 한 대표는 재보궐선거에서 안방을 지키며 어깨에 더 많은 힘이 실렸다. 김 여사를 겨냥한 한 대표의 계속된 강경 발언에 대통령실은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 언론이 유언비어에 휘둘리지 말라"라며 불편한 기류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그 사이 언론과 정치권이 썼던 독대라는 말도 면담으로 바뀌었다.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 간 계파 갈등의 골은 더 가관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기자에게 "대통령실이 한 대표가 계속 이런 압박을 하고 목소리를 내도록 상황을 만들고 있지 않나"라면서도 한 대표의 언행을 정치인답지 않은 정치인이라며 양쪽 모두를 비판했다. 국민의 피로도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이런 무수한 신경전도 이를 바라보는 모든 매의 눈도 이제 과거다. 중요한 건 오늘의 결단이다. 화합과 단결 같은 이상적인 결과는 없더라도 변화의 조짐은 기대해 본다. 세간의 헤아림과는 다른 언어를 기대해 본다. 그래야 내달 추진하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기대를 거는, 긍정적인 관심도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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