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인구 1000만 명 시대’에 남성과 여성은 물론 젊은 탈모인도 늘고 있다. 탈모 치료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부작용 우려에 약 복용을 꺼리는 이들도 많다. 탈모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임상에서 입증된 데이터가 있는 만큼 부작용 우려보다 탈모 치료 관점에서 복용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상민 종로 맥스웰피부과의원 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탈모에 관한 관심 증가와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식습관 등 환경적인 변화로 젊은 층도 많이 병원을 찾고 있다”며 “과거보다 탈모를 이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올바른 탈모 치료를 위해선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김 원장은 “유전적인 영향의 탈모라면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약으로 인한 불편함이 발생하면 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복용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대표적인 남성형 탈모 치료 옵션으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다. 미국 오가논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 영국 GSK의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주로 20~30대 젊은 환자나 탈모 초기의 경우 피나스테리드를, 나이가 있거나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두타스테리드 사용을 권고한다. 다만 젊은 나이에도 탈모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라면 처음부터 두타스테리드를 쓰기도 한다.
김 원장은 “피나스테리드도 약을 복용한 시점부터 2년까지 효과가 좋고 그 다음부터는 약을 먹어도 똑같이 유지되기보다 조금씩 머리카락이 가늘어질 수 있다. 특정 환자의 경우 약을 먹는데도 약을 먹지 않았을 때처럼 심하게 진행되기도 한다”며 “이럴 때 두타스테리드로 변경하기도 한다. 그러면 괜찮아지고 안정기에 접어든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내성 때문일 수도 있고 탈모 진행속도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엔 두타스테리드 오리지널 약인 아보다트 외에도 114종의 제네릭이 허가됐다. 김 원장은 “성분과 용량은 동일하지만 원료나 생산공정이 다르다. 임상에서 써봤을 때 오리지널 약을 사용했을 때 효용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9월 새롭게 발표된 한국인 대상 아보다트의 5년 장기 임상 데이터는 주목할만 하다. 해당 연구결과를 보면 치료 5년 차에도 임상적 개선이 유지됐고, 다양한 탈모 중증도를 지닌 탈모인에서 탈모 진행 예방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아보다트 복용 후 나타난 모든 이상 사례는 치료 시작 후 6개월 이내 발생했고, 특별한 치료 또는 중단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김 원장은 “탈모는 단기간에 얼마나 회복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좋아진 상태가 얼마나 꾸준하게 유지되는지도 중요하다. 구체적인 (한국인) 임상데이터가 나와서 환자 상담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남성형 탈모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탈모는 가만히 두면 진행된다. 탈모로 의심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하고 진단해, 초기에 치료하면 정상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기능 장애 등 탈모 치료제 부작용에 대해선 “여러 임상시험 데이터들이 기본적으로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걱정하는 만큼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며 “불편함은 없는데 주변에서 듣다 보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은 노시보(nocebo) 효과일 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탈모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두타스테리드는 15년 동안 국내 탈모 환자 치료에 든든한 동반자다”라며 “탈모 환자들이 너무 늦기 전에 약물 복용과 병원 치료를 통해 풍성한 머리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