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6월 이후 흑자폭 최대…100억 달러 웃돌아
“올해 경상수지, 8월 전망치 730억 달러보다 높을 것”
“美 트럼프 당선 영향, 임기 시작하는 내년부터 영향 예상”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7일 ‘2024년 9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으로 인해 미국의 경제정책, 통상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했던 것을 보면 수출 여건에 부정적인 요인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9월 경상수지는 111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65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되면서 6월(125억6000만 달러)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큰 수치다. 상품수지도 106억7000만 달러로 전월(65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을 확대하며 100억 달러를 상회했다.
상품수지 중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9.9% 증가한 61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비IT품목의 감소세 확대에도 IT품목과 승용차가 증가하면서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4.9% 증가한 51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월(508억6000만 달러)을 소폭 웃돌았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137억5000만 달러로 전월(120억6000만 달러)보다 약 17억 달러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어 “반도체 제품 간 차별화, 지역 간 경쟁이 심화되는 부분, 거기에 대응해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품질 개발이나 고사양 반도체 생산 구조로 전환한다든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며 “수출, 경상수지나 성장에 미치는 영향들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제조장비 수입 규모도 회복세를 보였다. 9월 기계류·정밀기기 수입 수치에 반영된 반도체제조장비는 23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4월(24억9000만 달러) 이후 1년 5개월 만에 20억 달러를 웃돌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 국장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통상, 수출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국장은 “업종별, 품목별로 기회가 되는 기업, 위기가 오는 기업이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일반적으로 분석한 것을 보면 안 좋아지는 여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는 원유,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환율이 많이 올라가면 수입이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유가 시장, 원유 시장 영향을 봐야 하고 원유 수요를 봐야 한다. 환율이 수입물가를 통해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국 전망에서 더 고려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646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8월 한은이 전망했던 경상수지는 730억 달러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고려했을 때 연간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국장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영향은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내년 경상수지부터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올해 경상수지 자체로 보면 조사국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전망할 때 수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