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AI 진단, 민감도·특이도·양성예측도·음성예측도 모두 ‘100%’
기후변화로 선진국도 말라리아 자체 발생 증가…미국 진출 초읽기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이 숙련된 전문가의 표준진단법을 완벽하게 뛰어넘었다. 온디바이스 AI 헬스케어 기업 노을이 말라리아 AI 진단에서 정확도 ‘올(All)100’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1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노을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열대의학 및 위생학회(American Society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 ASTMH)에서 미국 진단 랩(Lab) 회사 랩콥(Labcorp)과 진행한 말라리아 진단 연구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주목할 점은 노을의 ‘마이랩(miLab™) MAL’이 적혈구 내 기생충 확인 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표준진단법보다 더 정확했으며, 민감도·특이도·양성예측도·음성예측도 모두 100%를 달성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지역의 최대 랩 체인에서 확보한 말라리아 의심 검체로 진행한 첫 번째 연구다. 랩콥 아틀란타 지역의 5개 랩에서 수집한 409개 혈액 샘플을 기반으로 진단 결과를 비교한 결과, 표준 현미경 검사를 활용한 랩콥의 전문가는 음성 399개, 양성 9개의 진단을 내렸다.
이와 달리 노을의 마이랩은 음성 397개, 양성 11개로 진단했으며, 특히 표준 현미경 검사에서 나온 2개의 음성 샘플을 재확인한 결과 극소량의 기생충을 확인했다.
과거 미국 내 말라리아 감염은 말라리아 풍토병 지역 방문으로 인한 유입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자체 발생(지역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약 2000건의 말라리아 유입 사례가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해 텍사스와 플로리다, 메릴랜드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없던 일로, 지속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CDC가 말라리아 진단 역량 강화를 추진하면서 미국 내 진단 업체들도 말라리아 진단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미국처럼 말라리아가 풍토병이 아닌 지역에선 발생 사례가 적고 랩마다 진단 역량에 차이가 있어 표준 현미경 진단법으로는 진단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떠오른 대안이 마이랩과 같은 AI 기반 진단이다. 노을의 마이랩은 현장 진단에서 대형 진단 랩 수준의 진단 정확도와 높은 편의성을 구현 가능한 혈액 및 암 진단 솔루션이다. 특히 마이랩 MAL은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공식 보고서에 ‘현미경 진단의 모든 기능을 통합한 가장 발전된 형태의 디지털 현미경 플랫폼’으로 소개된 바 있다.
노을 관계자는 “말리리아 진단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랩콥이 노을 제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내 도입을 위한 임상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라며 “랩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LDT(Laboratory Developed Tests·임상검사실에서 개발하고 사용하는 진단테스트) 허가를 통해 현지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마이랩 MAL이 전문가를 뛰어넘은 완벽한 정확도를 보여주면서 노을의 미국 진출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랩콥은 병원과 클리닉 등 전 세계 30만 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약 2000개 지점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최대 진단 랩 회사인 만큼 랩콥과 손잡으면서 빠른 시장 침투가 기대된다.
노을 관계자는 “연내 디바이스와 카트리지의 FDA 1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하고, 2025년 LDT 트랙 인증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