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불발’ 구영배, 사재출연·환불 모두 다 ‘거짓말’…피해자만 분통

입력 2024-11-19 18:00 수정 2024-11-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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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주요 경영진 구속 기각…검은우산비대위 “피해자 구제 외면에 유감”

'피해자 회복' 언급한 구영배 대표, 진정성 의구심
류광진·류화현 대표 모럴해저드도 심각
큐텐 사태 원인 큐익스프레스, 내일부터 사명·서비스명 변경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티메프 사태) 발생 4개월이 지났음에도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경영진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 대표가 약속한 사재출연도 지지부한 가운데 그의 구속까지 불발되자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19일 법조계와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이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피의자가 증거 인멸을 시도했거나 도주하려 한 사실이 보이지않고 범죄성립 여부와 경위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티메프 피해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로 구성된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구속 불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법 제도가 상식적 범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피해자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사태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움직임에 구영배 등 경영진만 아니라 국가도 일부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대표 등 주요 경영진 구속 불발로 티메프 사태 해결은 장기전이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선 구 대표의 해결 의지가 전혀 없고 앞서 밝힌 자구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크다. 구 대표는 최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취재진과 만나 “불구속이 된다면 피해자 회복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말하지 않았다.

앞서 구 대표는 티메프 사태 발생 초기 사재를 출연, 사태 수습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말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구 대표의 사재출연 발언 직후 티몬과 위메프는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책임 회피' 논란을 빚었다. 구 대표는 현재까지 사재출연은커녕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 대표가 최근 밝힌 ‘피해자 회복 노력’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는(영장실질심사)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자·소비자 연합인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경영진 구속 수사 및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는(영장실질심사)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자·소비자 연합인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경영진 구속 수사 및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정권 검은우산비대위원장은 18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 대표는 7월 발생한 티메프 사태를 초래해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어떠한 실질적인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재를 털겠다고 언급했던 것과 달리 피해자들과의 소통은 물론 회사의 자산을 돌려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구 대표 등 뒤에 숨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티메프는 회생절차를 진행 중으로 EY한영을 조사위원으로 선정, 채권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내년 매각 작업이 이뤄질 예정인데 류광진·류화현 대표의 기대처럼 매각이 잘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류광진 대표는 티몬을 지난달까지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큐텐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큐익스프레스는 내일부터 사명·서비스명을 바꾼다. 이른바 ‘큐텐 지우기’에 나선 것. 큐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0일부터 큐익스프레스(QXPRESS) 사명 대신 트렉스로직스(TracX Logis)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큐익스프레스 넷’이라는 기존 웹사이트 도메인 주소도 폐기하고 트렉스로직스닷컴으로 변경해 운영한다. 큐익스프레스는 큐딜리버리(QDelivery), 큐엑스머니(QxMoney) 등 서비스명도 순차적으로 바꾼다.

신 비대위원장은 “회생 중인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기망하고 있다”며 “구영배 등 경영진이 운영하는 회사는 신뢰할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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