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관련 업무 경험 기회 얻기 힘들어
미취업 청년 10명 중 4명이 올해 하반기 취업 환경이 상반기보다 악화됐다고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직무 관련 경험 및 경력 개발 기회 부족’을 꼽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7일 발표한 미취업 청년 1000명을 대상 ‘미취업 청년의 취업준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3.1%가 올해 하반기 취업 환경이 상반기보다 악화됐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74.7%가 취업 환경 악화 이유로 ‘경기 침체 지속’을 꼽았고, ‘청년 실업 심화로 인한 일자리 경쟁 격화’가 71%로 복수집계됐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느끼는 문제로는 ‘직무 관련 업무 경험 및 경력 개발 기회 부족’이 69%로 가장 높았다.
미취업 청년에게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54.3%가 ‘해당 직무 관련 일 경험’이라고 답했다. 청년들이 직무 관련 일 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으면서도, 직무를 경험하거나 경력 개발할 기회나 정보가 부족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전공에 따라 희망하는 일 경험 직무 분야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인문계열 전공자는 △재무ㆍ회계(22.8%) △마케팅ㆍ광고(20%) △인사관리ㆍ노무(15.9%) 분야가, 이공계열 전공자는 △정보통신(IT)ㆍ소프트웨어(SW)(23.6%) △생산ㆍ관리(19.5%) △연구ㆍ개발(R&D)(17.8%) 분야 순으로 조사됐다.
‘괜찮은 일자리’ 판단 기준에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ㆍWork-Life Balance) 가능성이 큰 일자리’가 59.2%로 가장 높았다. ‘복리후생ㆍ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일자리’라는 응답은 54.2%,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일자리’ 응답은 50.1%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복리후생ㆍ복지제도 △공정한 보상 △고용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ㆍ출산ㆍ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출산ㆍ육아 친화적 근로문화에 대한 고민이 여성에게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취업 청년이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 연봉 수준’(신입사원)으로는 3000만 원 이상 4000만 원 미만(50.5%), ‘괜찮은 일자리 소재 지역’은 수도권(61.2%)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편 응답자 42.6%가 취업 준비 과정에서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낮고 이공계열 전공자일수록 활용 경험 비율이 높았다. 생성형 AI의 활용 이유로는 ‘자기소개서 작성 지원’이라는 답변이 60.1%로 가장 높았다.
임영태 경총 고용ㆍ사회정책본부장은 “청년들이 일 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지만, 취업을 준비하면서 직무를 경험하거나 경력개발을 할 기회나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노동시장 규제를 정비해 기업들이 청년 채용을 확대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