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이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올해 상반기중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글로벌 신용경색 완화와 함께 개선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회복 배경에는 리먼사태 이후 작년 4분기 50% 수준까지 추락했던 국내 은행의 기간물 차환율이 올해 상반기중 99.0%를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은행의 중장기 차입 실적과 만기 구조가 작년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된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1년 이상 중장기 차입 실적은 140억2000만 달러로 작년 하반기 48억5000만 달러 대비 91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만기별로는 장기채권 발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만기 5년이상 채권 발행 규모는 상반기 총 73억4000만 달러로 집계돼 작년 하반기 16.5%에 불과했던 장기채가 상반기 52.3%로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크게 완화되면서 공모채를 포함한 국내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110억4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장기물 가산금리 역시 차입규모 증가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질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개선됐다.
참고로 수출입은행이 지난 7월 8일 올들어 최저 수준인 리보+297bp에 글로벌 본드(15억달러, 5.5년) 발행에 성공, 앞으로 한국물의 추가적인 금리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중 국제금융시장은 신용경색 완화,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이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추세라며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사정도 이와 더불어 크게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평채 가산금리(259bp)는 작년말 대비 145bp 하락(35.9%)한 상황이고, 한국물 CDS 프리미엄(184bp) 역시 같은 기간 132bp 하락(41.8%)했다.
국내은행의 CDS 프리미엄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00bp대 초반에 안착한 모습이라는 게 금감원측의 설명이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본부장은 "따라서 당분간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들이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외화차입 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