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맞춘 차”…내년 ‘PBV’ 시대 열린다 [모빌리티]

입력 2024-1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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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 시장 내년 130만 대 규모로 성장 전망
사용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ㆍ제작
GMㆍ도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 시장 선점 경쟁
기아 내년 첫 전용 PBV 출시하며 사업 본격화

▲기아가 내년 출시할 중형 PBV 'PV5'.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내년 출시할 중형 PBV 'PV5'. (사진제공=기아)

목적기반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년부터 PB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PB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32만 대 수준이었던 글로벌 PBV 시장 규모는 내년 130만 대로, 2030년에는 2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차량 구독 서비스나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 공유 서비스) 등의 모빌리티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이 등장함에 따라 PBV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PBV는 사용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제작된 차량을 말한다. 기존 자동차가 기성복이라면 PBV는 맞춤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류 배송,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 이동식 오피스, 소형 점포 등 고객의 활용 목적에 맞게 제작되는 것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줄여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거나, 공간을 줄이는 대신 주행거리를 늘릴 수도 있다.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만큼 공급 규모가 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아 PV5 베이직 인테리어. (사진제공=기아)
▲기아 PV5 베이직 인테리어. (사진제공=기아)

맞춤형 차량 제작이 가능해진 것은 PBV 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플랫폼 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조향과 제동 등에 필요한 기계식 장치를 전기적 구성요소로 대체하는 바이와이어 시스템과 주행 관련 서브 시스템을 모듈화해 차체 하부 또는 차대에 통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차량 구조 설계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플랫폼을 여러 모델에 적용하면 부품 공용화를 통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하부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목적에 따라 차량 상부 구조만 변경하면 되는 것이다.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기아 PBV 라인업. 왼쪽부터 PV1, PV5 딜리버리, PV5 딜리버리 하이루프, PV7. (사진제공=기아)
▲기아 PBV 라인업. 왼쪽부터 PV1, PV5 딜리버리, PV5 딜리버리 하이루프, PV7. (사진제공=기아)

현대차그룹도 PBV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기아는 내년 첫 중형 PBV 모델인 ‘PV5’를 출시하면서 PBV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PV5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상부 모듈을 체결하는 형태다. 물류 배송이나 차량 호출 등 목적에 따라 모듈을 교체해 활용할 수 있다.

PB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형 PBV인 PV7도 2027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4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연간 PV5 15만 대, PV7 10만 대 등 총 2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는 경기 화성에 PBV 전용 공장 화성 ‘이보 플랜트’도 내년 준공하고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에 적용된 유연 생산 방식인 셀(cell)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PBV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PBV 생태계 확장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도 구축 중이다. 일본 종합상사인 소지츠와 손잡고 2026년부터 일본 시장에 PBV를 판매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에도 PV5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쿠팡, CJ대한통운, 카카오모빌리티, DHL코리아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 ST1.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ST1.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도 올해 그룹 최초의 PBV인 전기 상용차 ‘ST1’ 라인업을 선보였다. ST1은 차량 뒤에 실리는 적재 공간을 여러 형태로 설계할 수 있어 고객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차량을 만들 수 있다. 물류용 차량뿐 아니라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캠핑카, 스마트팜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PBV 시장 선점에 나서며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제너럴모터스(GM)는 물류기업 페덱스와 유통기업 웥마트 등에 이미 PBV를 공급하고 있다.

도요타도 지난해 10월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카요이바코’라는 이름의 PBV를 선보였다.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으며 자유롭게 용도 변경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휠베이스(축간거리)의 길이와 도어, 시트의 유무 등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르노는 올해 5월 PBV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르노가 21개 파트너사와 협력해 개발한 PBV 콘셉트가 ‘U1st 비전’은 모듈형 차량으로 공공 및 민간 서비스 제공자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PBV 시장이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활용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업체에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등의 상용화를 진행해 PBV 시장도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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