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금조달 다각화 ‘방점’
스폰서 리츠는 ‘회사채’ 선호
외형확장 완료·금리 인하기로 주가 반등 기대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1조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상장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올해는 자금 조달 방안을 다양화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가 도래하면서 유상증자는 선택지에서 배제하는 대신, 회사채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22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다음 달 20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에 흥행할 경우 최대 2800억 원까지 증액 발행을 할 수도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SK-C타워(충무로15빌딩)를 신규 자산으로 편입하면서 발행했던 전단채를 상환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지난달 SK리츠는 SK-C타워 매입과 전환사채 일부 조기 상환을 위해 2310억 원 규모의 전단채를 발행했다. 해당 전단채의 만기일은 다음 달 21일이다.
SK리츠는 전날에도 SK-C타워 건물분 부가세 납부를 위해 70억 원 규모의 전단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금리는 연 3.61%고, 대출 기간은 다음 달 27일까지다.
SK리츠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대규모 유상증자 때와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당시 유상증자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SK리츠는 2023년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었다.
자금 조달책 다각화로 눈을 돌린 건 한화리츠도 마찬가지다. 한화리츠는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입 및 사채 발행계획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기존 전단채의 만기도래에 따른 차환과 차입금 리파이낸싱, 추가 자산편입 등을 감안해 차입이나 사채발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화리츠도 올해 회사채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SK리츠와 마찬가지로 스폰서 리츠라는 점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필두로 유리한 조건의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화리츠의 신용등급은 현재 A+ 수준이며, 올해 등급 개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담보대출이 금리 면에서 더 유리했었고, 올해는 회사채가 조금 더 유리해보이는 상황”이라며 “발행 시기와 금리 부분을 면밀히 따져보며 더 유리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두 리츠를 필두로 상장리츠의 유상증자 행진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유상증자를 통한 리츠의 대형화가 지난해 몰아서 이뤄지면서, 올해부터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주가와 배당 여력 등을 부양하는 데 주력하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자산을 신규 편입한 리츠 10개 중 8개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리츠의 유상증자는 통상 ‘외형확장’의 의미기 때문에 올해는 주가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기로 돌아선 점도 자금조달 면에서 호재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이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된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으며, 유상증자 마무리 이후 반등이 기대됐으나 미국 대선 전후 시장금리의 상승 및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전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또다시 등락을 반복했다”며 “자산 펀더멘탈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며, 금리의 인하 방향성 또한 명확하기 때문에 주가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