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계좌 해외ETF 이중과세 논란에…투자자는 ‘분통’ 업계는 ‘혼란’

입력 2025-02-0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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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외납세 공제 방식 개편
일부 미국 대표지수 ETF 분배금 급감에 논란
이중과세·세재혜택 축소 등 투자자 불만 속출
"투자자에게 개편안 미리 알리지 알렸어야"

(사진= 오픈AI 달리)
(사진= 오픈AI 달리)

외국납부세액(외납세) 공제 방식이 개편되면서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연금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 배당소득에 과세하게 되면서 이중과세 등의 문제가 생겨서다. 개편안을 적용한 일부 ETF에선 배당금이 급감해 투자자는 물론 업계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관련 사안에 대해 투자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던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는 분기 분배금(배당금)으로 주당 70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11월 4일에 지급한 직전 분기 배당금(180원)보다 61% 넘게 줄어든 규모다.

같은 날 ‘TIGER 미국S&P500 ETF’도 분기 배당금으로 45원을 지급해 직전 분배금(65원)보다 30.8%가량 줄었다. 이 상품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순매수 1위 ETF로 급감한 분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지난달 1일부터 외납세 공제 방식이 개편되면서 이를 적용한 영향이라고 했다. 기존에는 해외 펀드가 외국에서 배당소득세를 내면 국내 국세청이 이를 환급해 줘서 향후 투자자가 국내 세율로 세금을 냈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투자자가 해외에서 원천징수된 세후 배당금을 받는다. 즉 세금을 미리 뗀 분배금이 공시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최종적으로 받는 금액은 같더라도 공시된 분배금 규모는 줄어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같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다른 자산운용사의 ETF는 분배금이 줄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예컨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와 같은 분기 배당인 ‘KODEX 미국나스닥100’은 전날 분기 배당금으로 23원을 지급해 직전 분기(22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ACE 미국나스닥100’의 경우도 전날 35원을 지급하면서 직전 분기와 같은 분배금을 지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1월분의 포함 여부에 따라 분배금이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외납세 적용 여부에 따른 차이”라며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1월 분배금을 적용한 TIGER ETF는 분배금에 변동이 있었으나, 지난해 12월까지 쌓아둔 분배 재원만 적용한 운용사 상품은 이번 분배금까지는 변동이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배금 급감 사유가 외납세 공제 개편 때문만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당장 다른 ETF는 다음 분배금 지급 때도 현 분배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기준가를 계산하는 사무관리 회사가 1월 1일부터 모든 자산운용사에 개편안을 적용했다”며 “TIGER ETF의 분배금이 15%가량 줄었다면 소명할 수 있지만, 운용역이 재량권을 가질 수도 없는 패시브 운용 상품의 분배금이 60%씩 줄어든 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은 분배금 급감 논란 외에도 이번 외납세 공제 개편의 이중과세 문제를 지적했다.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면 투자자는 현지에서 원천징수된 분배금을 받게 돼 해외에도 세금을 내고, 향후 연금소득세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금계좌는 55세 이후에 연금을 수령할 때 3~5%의 연금소득세를 낸다.

이중과세 문제에 대해 정부가 후속대책을 논의하더라도 애초 연금계좌의 기존 절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해외 ETF에 대해 이미 현지에서 원천징수된 분배금을 받으면 연금계좌에서는 과세이연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정부가 2021년부터 추진한 사안이라던데, 이에 대해 정부와 증권·운용사 그 어디서도 투자자에게 관련 내용을 명확히 알리지 않은 게 말이 되냐”며 “세금 징수 방식에 따라 수익이 크게 좌우될 수도 있는 사안인데, 당장 개편이 시행될 때까지도 이를 모르고 열심히 연금계좌에서 ETF를 모은 게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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