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으며 물가 압력이 재확산한 가운데 향후 물가 압력 여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PI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CPI 결과를 두고 "바이든 인플레이션 상승"(BIDEN INFLATION UP)이라고 주장하면서 전임 정부를 비난했다.
13일 iM증권은 "물가 압력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한 관세정책을 강화할지가 결국 변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압력의 재확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5%로 시장 예상치 0.3%를 넘겼고,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0.4%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0.3%를 웃돌았다. 1월 소비자물가 중 가장 주목받은 물가는 계란이다. 1월 계란 가격은 전월 대비 15.2%, 전년 대비 무려 53%나 급등했다.
지난달에 이어 계란 가격 폭등세가 진정되지 못하는 건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산란계가 약 132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가격 급등과 계란 품귀현상을 초래했다. 통상 계란이 각종 제과, 빵 등 주요 재료인 점이 여타 식품가격에도 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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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물가 상승 폭이 재차 확대된 것을 부담으로 지목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의 경우 변동성이 높아 시간을 두고 해소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주목하는 슈퍼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76% 상승하면서 지난해 1월(0.8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게 된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1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 확률은 50.5%였지만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67.2%로 급등했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 중 미 연준의 금리 동결이 이어질 공산이 커진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움직임이 물가 압력의 최대 불확실성이다. 관세정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시차를 두고 관세인상이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대중국 관세도 물가 불안요인이지만 한 달간 관세가 유예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시행 여부는 또다시 공급망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