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블랙박스 업계 1위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블랙박스 시장의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선택이 명운을 갈랐다.
27일 블랙박스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는 지난해 매출액 4891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반면 파인디지털은 전년 보다 줄어든 708억 원을 기록했다.
팅크웨어의 매출액은 2022년 3367억 원에서 2023년 4206억 원, 지난해 4891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60억 원으로 전년(354억 원) 대비 감소했다. 광고선전비가 220억 원, 지급수수료가 490억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2022년(45억 원)보다는 여전히 크게 상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이번 최대 매출 달성의 주요 배경은 블랙박스 부문의 해외 매출 성장과 생활가전 부문의 로봇청소기(로보락) 수요 지속”이라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의 경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쟁 과열로 인한 일회성 마케팅 비용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팅크웨어 생활가전 부문은 로보락 열풍과 함께 급성장했다. 블랙박스 부문 매출액은 2022년 2082억 원에서 2023년 1888억 원, 지난해 1530억 원으로 가라앉았다. 생활가전 부문은 2022년 1116억 원에서 2023년 2101억 원, 지난해 3168억 원으로 매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블랙박스 매출액의 50% 수준에서 200%까지 증가한 것이다.
매출 비중은 블랙박스 부문이 전체 매출의 31.3%, 생활가전 부문이 64.8%로 사실상 주력 사업이 달라졌다. 팅크웨어는 로보락 외에도 음식물처리기, 헤어드라이기, 틴팅필름, 보조배터리, 짐벌캠‧액션캠 등으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로보락을 제외한 블랙박스와 생활가전 제품의 해외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매출 증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인디지털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은 2022년 910억 원에서 2023년 877억 원, 지난해 708억 원으로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주력 사업인 블랙박스 부문 매출액은 2023년 596억 원에서 445억 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영업손실은 45억 원으로 전년(6억6000만 원)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골프거리측정기 사업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99억 원에서 지난해 81억 원으로 줄었다. 파인디지털은 다음 달 초경량, 초소형 레이저 골프거리측정기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매출 증대 노력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