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조차 “부담 적지 않아”
현대차그룹 ‘백악관 효과’ 증발
GM의 46%는 해외 생산 물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이틀째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고하겠다는 명목이었지만 정작 미국차의 주가 하락 폭이 더 컸다.
27일(현지시간) 배런스와 마켓워치ㆍ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경제 매체 보도를 종합해보면 GM과 포드ㆍ스탤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3대 제조사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G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36% 급락했다. 포드도 이날 3.88% 하락했고,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도 1.25%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수입차에 관세를 예고했는데, 미국을 대표하는 차량 제조사 빅3 주가가 모두 하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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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으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마저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 속에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가 분석가들은 GM을 비롯한 미국 완성차 제조사들이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데다, 부품 역시 해외 생산에 의지하고 있서 '관세 부과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에서 생산한 완성차 대부분이 부품의 절반을 수입하는데, 이 때문에 차 가격이 3000∼8000달러(440만∼1170만 원)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입차의 경우 가격 상승 폭이 5000∼1만5000달러(730만∼22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관세로 인한 차 가격 상승 폭이 최소 4500달러(약 660만 원) 이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의 자동차 관세 25% 발표 직후 거래를 시작한 한국과 일본 증시 역시 관련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키웠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4.28%, 3.45% 하락 마감했다. 정의선 회장의 백악관 투자발표 직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현대차는 25% 관세 발표 직후 4일 상승세 대부분을 반납했다.
일본 증시에서도 도요타(-2.04%)와 혼다(-1.86%)ㆍ닛산(-1.68%)이 약세였다.
이번 관세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적잖은 피해로 이어지는 한편,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소품종 다량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지어 미국 빅3 제조사마저 적잖은 판매 모델을 수입하고 있다. 생산 기지 자체를 미국 이외 캐나다와 멕시코ㆍ한국(인천 부평) 등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GM은 미국에 판매 중인 신차 가운데 46%를 수입해서 판매한다. 여기에는 GM 한국사업장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보내는 쉐보레 소형 SUV가 포함된다.
이밖에 스탤란티스의 수입 비중은 45%, 미국에서 팔리는 포드의 21%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해서 수입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5% 자동차 관세는 미국차에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조차 로이터를 통해 “이번 관세 정책이 테슬라의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용이 가져올 영향이 절대 사소하지 않다(not trivial)”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