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아빠’ 일론 머스크, 또 한국 때린 이유 [해시태그]

입력 2025-04-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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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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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또 한국을 콕 집었는데요. 자신은 당당한 14명의 아빠임을 강조하면서 말이죠. “인류는 지금 사멸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그 ‘경고 신호’로 한국을 때린 겁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밤잠을 못 이루게 하는 가장 큰 일은 무엇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대한 머스크의 답변이기도 했는데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맡은 그는 출산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죠.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는 “지금 세계 대부분 국가의 출산율이 너무 낮다”며 특히 한국을 예로 들며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그는 “한국과 같은 나라는 출산율이 대체수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3세대 안에 한국 인구는 현재의 3~4%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출산율 정말 그렇게 심각한 걸까요? 머스크의 주장은 다소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사실 그렇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인데요. 이는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죠. 인구 유지를 위한 기준인 2.1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인데요. 2024년엔 0.75명으로 살짝 올랐지만, 그건 코로나 때 미뤘던 결혼이 폭발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한 거라는 분석이 많죠.



한국은 2018년 처음으로 0점대(0.98명)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왔는데요. 세계 평균 출산율은 약 2.3명, OECD 평균은 1.58명으로, 한국은 여전히 ‘세계 최저’ 타이틀을 유지 중입니다. 통계청은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70년에는 한국 인구가 3800만 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물론 한국이 제일 심각하긴 하지만 인구감소는 전 세계적인 문제인데요. 독일도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1.35명으로 ‘초저출산 국가’ 기준에 진입했고, 프랑스는 1.68명으로 나타났죠. 일본 또한 약 1.26명으로 125년 만에 최저 출생아를 기록했죠. 출산율 감소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단순히 ‘낮다’ 수준을 뛰어넘은 건 사실인데요. 지구 상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혼자서 수년째 갱신 중입니다.

머스크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언급해 왔는데요. 2022년 5월에도 사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은행의 데이터를 인용하며 한국을 언급했죠. 지난해 11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인구 붕괴”라며 다시 한번 한국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머스크가 꼭 한국을 언급하는 이유는 최저 수치 때문만은 아닌데요. 그는 출산율 저하는 ‘문명적 위기’로 간주하며 민감하게 반응해왔죠. 스페이스X 화성탐사 또한 문명 지속을 위해 인류가 화성 등 다른 행성 등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비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하니 사람이 덜 필요하다”는 주장과 반대로, 그는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감성과 창의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는데요. 또 머스크는 월스트리트 저널 등과의 인터뷰에서 고학력과 고지능층의 저출산은 문명적으로 손해라고 밝혀왔죠.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건 문명적 실수”라고 말입니다.

이 머스크의 우려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나라가 한국인 셈이죠. 고학력 고도기술 사회이면서 아이를 덜 낳는 국가라는 건데요. 고령화, 수도권 집중, 지방 공동체의 해체 등 또한 머스크가 경고하는 문명의 위기’ 프레임에 딱 들어맞습니다.

머스크는 이 문제에 있어서 당당함(?)을 표출했는데요. 자신은 14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라고 말입니다. 마치 “나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실천 중이다”라고 자부하는 듯하죠.

머스크는 전 부인 저스틴 머스크와의 사이에서 사망한 첫째 네바다 이후 쌍둥이 그리핀과 비비안, 세쌍둥이 카이, 색슨, 데미안을 두었고요. 캐나다 출신 뮤지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X Æ A-12를 비롯한 3명의 자녀를,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와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시험관 시술(IVF), 대리모 출산 등을 통해 추가 자녀도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미국 언론은 머스크의 자녀를 14명으로 추정했죠.


(연합뉴스)
(연합뉴스)


한국의 최저출산율이 사실이긴 하지만 머스크의 발언에 한국 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데요. 외국인이 지속해서 한국을 저출산의 상징처럼 언급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목소리가 나오는 거죠. 출산은 개인의 선택일뿐 누군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지속 가능한 삶과 일과 삶의 균형 같은 더 큰 사회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숫자만으로 사회를 진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머스크는 약 830억 달러(약 116조 원)를 능가하는 대부호이기에 많은 자녀를 두어도 경제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도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씁쓸하게 하는데요.

전문가들 역시 머스크의 접근이 과도하게 단순화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출산율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주거·노동·양육 여건·가족관·성평등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의 총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머스크의 한국 꼬집기. 이는 세계 각국의 정치와 사회 등 온갖 분야까지 간섭하려는 그의 오지랖일 뿐일까요? 아니면, 외국인의 지적을 영 불편하게만 받아들여선 안 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걸까요? 여러 생각이 오가는 대부호의 발언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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