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줄인상에 가공식품 3.6%↑…15개월만 최고치
'영남산불' 사과·마늘 등 주산품 물가인상 4월 반영될 듯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둔화했지만 식품업계의 잇따른 가공식품 가격 인상과 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1.6%)부터 12월(1.9%)까지 4개월 연속 1%대를 이어갔지만 차츰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서는 2%대(1월 2.2%·2월 2.0%)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9% 상승했다. 농산물(-1.1%)은 떨어졌다. 배추(49.7%), 무(86.4%), 양파(26.9%) 등의 가격이 상승했고, 토마토(-19.8%), 파(-18.3%), 사과(-6.0%), 감(-26.5%) 등의 가격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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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축산물(3.1%)과 수산물(4.9%)이 올랐다. 돼지고기(6.5%), 김(32.8%), 수입쇠고기(5.6%)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수산물은 2023년 8월(6.0%) 이후 19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김 수출 수요 증가, 수온 상승 및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고등어(-7.8%) 어획량 감소 등의 영향이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대비 1.7% 올랐다. 석유류(2.8%)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6.3%)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지만 가공식품이 식품업계의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1년 전보다보다 3.6% 증가하면서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p) 끌어올렸다. 빵(6.3%), 커피(8.3%), 김치(15.3%) 등의 가격이 크게 증가했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은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의 최고치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3.0%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42%p 견인했다. 생선회(5.4%), 치킨(5.3%)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도 작년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이 올랐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사립대학교납입금(5.2%)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는 3.1% 상승했다.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가 올랐고 전기료(-0.4%)는 소폭 하락했다.

먹거리 가격이 들썩이면서 체감물가에 가까운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생선, 채소, 과일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3% 하락했다. 지난달(-1.4%)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신선어개(3.6%)와 신선채소(1.8%)가 올랐지만 신선과실(-6.3%) 낙폭이 컸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가공식품,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물가상승률이 0.1%p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영남권 산불 사태에 따른 사과(경북 청송), 마늘(경북 의성) 등 주산지 품목 물가 인상분은 다음달 반영될 전망이다. 이 심의관은 "경북 산불로 사과, 양배추, 양파, 마늘 등 주산지 품목이 4월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산불에 따른 농·축산물 피해를 점검하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를 신속히 조사하고 수급 영향을 분석해 적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