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남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 차단을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한데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도 검토할 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따른 시장에서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금융규제가 집값 안정에 직접적인 효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이에 대한 금융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LTV 상향 조정에 이어 이달 들어 DTI 규제 방안 실시 여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TI 규제는 대출자의 소득과 원리금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LTV 규제보다 더욱 강력한 처방력을 발휘한다. 특히 DTI 규제는 대출을 활용해 집을 매입한 뒤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를 차단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2007년 1월 1일 DTI규제가 시작된 이후 올해 초까지 서울 강남구 3.3㎡당 평균 가격은 3460만원에서 3090만원으로 -10.8%의 변동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서울지역 평균가격 1601만원에서 1678만원으로 4.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DTI규제는 현재 투기지역인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의 집값 오름세를 감안해 서울지역 전역에 DTI 추가 적용과 LTV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련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융규제가 지역에 따라 차별화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부동산 과열조짐은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수도권 이외 지방에서는 아직 경기회복이 더디고 미분양 적체현상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도 신중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찬휘 KB국민은행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선임연구위원은 "추가 규제를 도입한다면 예컨대, 강남 3구나 과천 등 가격 오름세가 강세인 지역을 대상으로 해야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김완중 하나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건설경기가 아직도 안좋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특정 지역에 포커스를 맞춘 방안이 돼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DTI규제 적용 언급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휴가철 비수기를 이용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의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는 물론, 전세가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올 하반기 이후 전반적인 집값 급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얼마전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단축하려다가 무산시키자,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이 꺾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사례가 있듯이 성수기를 앞두고 과열조짐을 잠재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