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정부의 긴축 선회 가능성으로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 증시에 악영향을 줄지 '차이나쇼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이 예상밖으로 호전된 고용지표를 발표하면서 대외적 악재가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인식이 많아졌지만 중국 증시가 예상밖의 복병으로 등장해 증시를 강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04년과 처럼 국내 증시가 휘청일 정도의 중국발 악재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통화정책 변화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中 통화정책 선회하면 국내 증시 '악재'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됐다.
이런 중국의 시장회복에 대한 혜택을 단단히 본 대표적인 나라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이다. 실제로 대중국 수출이 가장 빠르게 회복되면서 경제지표와 기업이익 개선으로 연결됐다.
이런 시점에서 중국의 통화정책이 유동성 회수로 선회한다면 상반기와 같은 중국내의 수요증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는 물론 증시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8월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은행권 후순위채 발행 제한, IPO 재개에 따른 물량 부담감, 신규대출 감소 전망 등으로 3500선 고지를 앞두고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6% 상승한 3264.72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하지만 전날까지 4일째 하락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7월부터 대두됐던 중국의 버블과 긴축 가능성, 특히 과도하게 풀린 대출과 이에 따른 자산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중국 정책의 변화 여부에 신경 써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김 연구원은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중국의 통화 정책 변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은 2004년 4월과 같은 강도 높은 조정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지만 중국 통화 정책의 변화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중국은 금융부문의 불안으로 국채발행, 대출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향후에도 일련의 정책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와 강도는 중국 경기의 회복 모멘텀을 저해하지 않는 점진적이고 미세한 성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 연구원은 "중국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도 단기 충격의 가능성은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그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에서 중국증시의 조정과 국내증시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면 오히려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메리츠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버블 가능성을 우려하기 보다는 내수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긍정적인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