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19위로 1년 만에 여섯 단계나 추락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의 2009년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년보다 6단계 하락한 19위 기록했다.
WEF는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관으로 1979년 이후 매년 국가경쟁력을 평가해서 발표하고 있다. 1995년까지는 국제경영개발원(IMD)과 공동으로 발표하였으나, 1996년부터 독자적으로 발표해 오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스위스가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선 반면 미국은 2위(전년도 1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으며, 이어 싱가폴이 3위, 스웨덴 4위, 덴마크 5위 순으로 나타났다.
핀란드(6위)와 독일(7위)은 각각 지난해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일본은 8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홍콩(11위)과 대만(12위)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거시경제 안정성이 66위에서 93위로 급락하고, 금융시장 성숙도 역시 9위에서 20위로 떨어져 1위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밖에 아시아 국가 중에는 말레이시아(24위)와 중국(29위), 태국(36위)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우리나라 평가 결과를 보면, 기본요인(16→ 23위), 효율성 증진(15위→ 20위), 기업혁신 및 성숙도(10위→ 16위) 등 주요 항목에서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효율성(84위)과 금융시장 성숙도(58위), 제도적 요인(53위) 등은 주요 약점 요인으로 평가됐으며, 특히 노사협력(131위), 해고비용(109위), 은행 건전성(90위) 은행대출 용이성(80위), 정책에 대한 인지도(100위) 등 항목에서 경쟁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기술수용 적극성(15위), 시장규모(12위), 기업혁신(11위) 등이 강점 요인으로 평가됐으며, 특히 이자율 스프레드(4위), HIV환자비율(1위), 고등교육 진학률(1위), 국내ㆍ외 시장규모(13위, 6위), 발병특허 건수(5위) 등은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EF는 "한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시장ㆍ금융시장ㆍ제도적 요인 등 3대 약점분야의 비효율 제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한편, 노동 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개혁도 1997년 이후 지속 추진하고 있으나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월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해보다 4단계 상승한 27위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