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의 예금대비 대출 비중을 나타내는 예대율이 현재 은행의 유동성 위험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음에도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예대율의 의의와 한계'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예대율은 자산 구성에서 대출과 부채 구성에서 예금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은행의 자산과 부채 구성이 은행별, 국가별로 상이함을 제대로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예대율은 기본적으로 금융안정기에는 은행의 수익성을, 불안정기에는 은행 유동성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나 은행별 영업 모델의 차이로 인해 자산 중 대출과 유가증권의 상대적 비중이 다를 수 있다"며 "동일 자산규모와 부채구조를 가지는 두 은행이 상이한 예대율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단적인 예로 국내 은행의 예대율이 선진국 은행보다 높은 수준인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선진국 은행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산유동화 실적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상시 장기대출에 비해 처분이 용이하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의 유가증권이 금융위기시에 매도가능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의 자산구성 중 유가증권 비중이 높아 예대율이 낮더라도 유동성 위험이 반드시 낮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원화예대율은 114.1%였지만 미국 등과 같이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해 계산하면 98.7%까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금 조달과 운용 수단이 다양해진 만큼, 예대율의 절대적 수준 못지 않게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예대율이 갖는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보고서를 통해 나온 것.
노 연구위원은 "앞으로 예대율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자금 조달 및 자산 운용상의 차이점을 고려한 은행 예대율 해석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