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기업 내부자들이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 위기 이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주식매수선택권 등 내부자들의 주식 매수가 크게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들어 회사 임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등 주식 매도가 증가하고 있어 투자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를 보이던 지난 해 10월말 코스피시장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은 112곳으로 전년동기 대비 69.7% 증가했었다. 자사주 취득 건수는 139건으로 67.5% 늘었다. 근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보면 상당히 큰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TrimTabs 투자리서치는 지난 8월 기업내부자들이 판 주식은 61억 달러로 상승했고, 2008년 5월 이후 최고액이라고 발표했다.
8월 내부자간 거래 중 내부자 매도가 매입의 30.6배로 급상승했는데 이것은 TrimTabs 가 2004년 내부자거래를 추적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
국내의 경우에도 최근 내부자들의 매도가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9월에 들어서만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가 무려 2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 상무나 전무, 부사장 등 임원들로 1인당 적게는 100주에서 많게는 28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삼성전기의 경우에도 부사장, 상무 등 10여건에 이르고 현대차, LG전자 등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가 언제나 시장의 하락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는 적어도 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일 수 있다.
특히 올해 증시의 주도주로 역할을 했던 대표 기업들의 내부자 매도가 급증하고 있는 점은 특징적이다.
한 증권 전문가들은 “여전히 경기 호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회사 내부 자들의 매도 증가는 주가 사이클 상 단기 고점을 예고한 경우가 많았다”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자동차와 IT 등 주도주들의 경우 실적 호전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는 경계감이 있는 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내부자들의 매도가 반드시 주가 하락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내부자 역시 개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일부 이익 실현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량 매도가 아닌 일부 매도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는 다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