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시장에서 4인치대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이 속속 등장할 예정인 가운데,'보는 휴대폰'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휴대폰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마저 4인치 휴대폰 대열에 동참하면 TV에 이어 휴대폰에서도 디스플레이의 크기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 커지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주에 4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뉴초콜릿폰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 소니에릭슨도 4인치 크기의 엑스페리아 X3 '레이첼'을 연내 한국에서 출시를 타진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4인치대의 휴대폰 경쟁이 시작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뉴초콜릿폰 출시를 앞두고 이 제품은 국내 최대 4인치 화면을 적용해 인터넷 사용과 문서 작업,동영상을 감상할 때 소비자에게 획기적인 사용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영상 감상에 있어서 4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덕분에 극장 스크린 비율인 21대 9비율의 화면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현재 일반적인 풀터치휴대폰은 16대9의 화면비율을 적용해 영화를 볼 때 위아래 화면이 일부 잘렸다”면서“단지 휴대폰 사이즈를 키웠다기보다는 최적의 화면 비율을 위해 4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기존의 휴대폰은 한 화면에 웹문서를 풀브라우징으로 보면 스크롤이 생긴다든가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4인치 화면은) 이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소니에릭슨도 연내 '레이첼'로 이름붙인 엑스페리아 X3의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레이첼은 4인치 터치스크린에 8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춰 휴대폰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다.
소니에릭슨 관계자는“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레이첼의 국내 출시를 SK텔레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휴대폰의 트렌드중 하나가 디스플레이가 커지는 것”이라면서“영화, 게임, 내비게이션, 전자책 등 휴대폰의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 인치수가 크다보면 해상도를 높이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대만 HTC가 4.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레오'를 출시할 예정이고, 휴대폰 시장에 새로 뛰어든 도시바도 4.1인치 제품인 TG01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4인치대 휴대폰의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T옴니아 후속모델인 이른바 옴니아2를 10월 초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데, 이 제품은 3.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4인치 이상이면 대형이라고 볼 수는 있는데,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면서“해상도 등을 고려하면 3.7인치가 최적”이라고 말했다.
오히려“21대 9의 화면비율이 특이한 것”이라며“모바일 디바이스의 속성상 손에 잡히는 느낌인 그립감도 중요하다”고 말해 4인치대 휴대폰에 대해 조심스러운 관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4인치대 휴대폰의 시장 반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삼성전자가 대만 HTC가 내놓을 4.3인치 스마트폰 '레오'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아몰레드로 보는 휴대폰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데다, 활용도가 넓은 스마트폰의 특성상 대형화면의 필요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우는 대신 테두리 부분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면 휴대폰 크기가 반드시 비례해서 커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립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도 뒷받침됐다.
중요한 것은 4인치대 휴대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블로그나 휴대폰 얼리어답터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아직까지는 대형화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사용자들이) 필요성과 강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 제조사들의 화면크기 경쟁은 대형화면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선보이게 될 10월 이후 시장의 반응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