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에 이어 하반기 최대 IPO(기업공개)로 지목됐던 포스코건설 마저 상장 일정을 연기하면서 향후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공모가 낮추기 현상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주요 대어급 공모주들의 부진이 향후 상장을 앞두고 있는 대어급 공모주는 물론 중소형주들의 공모가 낮추기로 이어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희망한 주당 공모희망가액은 10~12만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장한 동양생명보험이 상장 첫날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쌓이고, 진로의 청약 경쟁률도 9.39대 1에 그치는 등 올해 공모시장이 활황기를 보였던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 들어 '공모 슬림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8만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일에는 한국전력기술이 상장 일정을 한달 반 이후로 연기했다. 한국전력기술의 상장 예정일은 이달 29일이었으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격이 희망 공모가인 2만1600~2만4400원의 하단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상장 예정일을 오늘 12월 14일로 연기했다. 수요예측 역시 11월 25~26일 양일간 진행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져, SK C&C 등 대어급 회사들을 비롯해 중소형 업체들의 공모가 역시 낮게 책정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상반기와는 달리 최근 공모주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어서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최근 분위기는 IPO 물량을 많이 잡을 수록 손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일단 IPO 물량을 잡지 않아도 되니, 수요예측 시 가격 자체를 기업들의 공모가 이하로 써 넣자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즉, 수요예측 결과가 진로처럼 저렴하게 되면 손해볼 가능성이 적어지는 만큼, 금융위기로 공모 시장이 침체됐던 지난해와 올해 1월의 공모가 '후려치기'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상장을 앞둔 공모주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분위기"라며 "하반기가 가까와 질수록 수익률 지키기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주들도 아마 기업 희망가보다 기본적으로 20%씩은 낮게 써 낼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반기 또 다른 대어급 IPO 기업으로 지목됐던 SK C&C는 이미 희망 공모가를 낮춘 만큼 상장 일정을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오는 28~29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지을 예정이며, 희망 공모가는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을 당시 희망 공모가인 4~5만원에서 크게 낮춘 2만8000~3만2000원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