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과 스마트폰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전 세계 휴대폰업계의 피 말리는 싸움이 시작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시장 트렌드를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북미시장 선점해야 세계시장 장악
하지만 북미시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이통사의 영향력이 크다. 때문에 버라이즌, AT&T 등 이 지역 이통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협력해야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 것.
노키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세계 1위라고 해서 쉽게 들어올 수 없고, 모토롤라의 예처럼 이 지역을 호령한다고 해서 안심하면 밀려나게 돼 있다.
결국 쉽지 않은 북미 시장이지만 잡느냐 놓치느냐에 따라 세계 시장 지배력에 큰 변화가 오는 것은 사실.
실제로 모토롤라는 불과 3년 전에 세계 휴대폰 시장의 20% 이상 차지하며 노키아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2분기 14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5.5%의 점유율로 가까스로 4위 자리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했다.
이는 북미시장에서 지배력을 잃었던 것이 크다. 모토롤라는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이자 북미시장의 맹주를 자처했지만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4분기에는 LG전자에도 뒤쳐지며 3위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지난 2분기에는 17.3%점유율로 4위인 림(12.2%)에까지 위협받으며 힘을 잃었다.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지만 북미시장에서만 힘을 못쓰는 노키아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좋지 않았던 북미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 떨어지며, 세계 시장에서 조차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의 나란히 1,2위를 달리며 세계 시장 점유율도 함께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노키아가 올 초 한국시장에 다시 진출한 이유가 북미 시장을 노린 것이란 평가도 있는 상황.
휴대폰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노키아의 국내 진출에 대해 북미시장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하지만 노키아 입장에선 북미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국내 기업과 한국 시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노하우를 배우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폰 새로운 변수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휴대폰 시장 때문에 북미시장의 판도도 변화 하며 기존 강자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의 자료를 보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 같은 동기에 비해 6% 줄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27% 증가했다. 판도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실제로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달리는 LG전자는 이번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공략이 쉽지 않아 북미시장에서 고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영향으로 LG전자는 신흥시장 판매가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삼성전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20%대 이상의 점유율로 북미 휴대폰 시장에서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스마트폰 점유율만 놓고 보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2.7%), LG전자는 0.6%라는 미미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노키아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 이윤상 애널리스트는 “노키아의 4분기는 북미시장의 지속된 부진과 애플과 림에 추격당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이유로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점유율만이 문제는 아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더 큰 문제다.
애플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지난 2분기에 520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5230만대)판매량의 10%에 불과했고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에선 33%로 전체 휴대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 '스마트폰' 잡으면'북미시장'도 잡힌다
업계의 움직임도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모토롤라의 경우,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북미시장 잡기에 나섰다. 먼저 북미시장 1위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출신의 마케팅책임자를 새로 영입했다.
또 버라이존을 통해 안드로이드 플랫폼 탑재 스마트폰인 ‘드로이드’를 출시한다. 이미 버라이존은 드로이드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부족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해 북미시장 영향력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김명호 상무는 “북미시장에서 부진한 게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통사들과의 협력, 그리고 새로운 UI개발 등을 통해 스마트폰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어 그는 "내년 2분기 북미 시장에 우리로서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한다"며 "기존 입지를 잃지 않고 위치를 잘 확보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는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보여왔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진출 시기가 늦었을 뿐이고 옴니아 등을 통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