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지난 상반기 파생상품 거래로 무려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외환ㆍ하나ㆍ씨티ㆍSC제일은행의 파생상품 관련 거래 손실 규모(평가손실 포함)는 7222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7개 시중은행의 파생상품관련 거래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6014억원 이익에서 작년 하반기 4060억원 손실로 전환된 이후 올 상반기에 손실 폭이 대폭 늘어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씨티ㆍSC제일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파생상품 관련 거래 손익은 1조2176억원 손실을 기록한 반면 외국계은행은 4954억원 이익을 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성장세를 지속해오던 시중은행의 파생관련 영업활동이 '키코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된 결과"라며 "외국계 은행에 비해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컸다"고 평가했다.
키코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한 환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로 인해, 환헤지 상품을 기피하는 분위기와 팽배하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7개 시중 은행의 파생상품 거래 잔액(미결제약정)도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398조4000억원을 나타내 전년동기 대비 13.8% 감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7대 시중은행의 해당 기초자산별로 보면 통화 관련 미결제약정 금액이 전체 거래의 49.6%로 가장 많았고 이자율 관련 거래도 49.1%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5개 은행들도 통화 관련 미결제약정을 작년 6월말 대비 181조6000억원(31.4%)이나 줄였으나 이자율 관련 파생거래는 되려 늘렸다.
김 연구위원은 "시중 은행들은 파생관련 거래에서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일반의 시각과는 달리 올들어 파생관련 거래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며 "은행은 금리 위험이나 환위험 등의 위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기업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파생상품 관련 손실 회복 채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