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가 3세대(G)를 앞세운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4세대망 구축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LG전자가 4G 기술중 하나인 LTE(롱텀에볼루션)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LG텔레콤이 4G망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반면 SK텔레콤과 KT가 이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두 통신사는 이제 3G 손익분기점을 넘는 상황이고, LTE와 와이브로 중 표준화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4G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6일 SK텔레콤, KT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3G 이동통신 가입자는 모두 2364만명으로 휴대폰 전체 가입자(3884만명, LG텔레콤 제외)의 61%에 달한다.
이처럼 3G가입자가 60%를 넘어서면서 업계는 내년 하반기에는 완전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입장에서는 현재 3G 가입자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오는 2011년부터 4G망에 대한 본격적인 구축에 착수하더라도 늦지 않는다는 계산인 셈이다.
그러나 통신시장이 빠르게 변화되는 시점에서 당장 내년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4G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3G망을 보유하지 못한 LG텔레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변수가 불가피 해졌다.
방통위가 신규 주파수 할당에 대해 올해 말까지 결정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마당에 이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두 회사 모두 3G 주파수는 2.1GHz 대역에서 20MHz씩 대역폭을 사용 중이다. 이 주파수 대역폭에서 3G 가입자를 최대 1200~1300명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 가입자 수가 이를 넘어서면서 신규 주파수 확보가 절실해졌다.
문제는 방통위가 신규주파수를 4G망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3G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의 확산이다.
4G망 구축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도 발목을 붙잡고 있다. 매년 3조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3G가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 만큼 4G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4G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투자를 감행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현재 2G에서 3G로 전환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