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외국계 브랜드들이 독식해 오던 커피전문점시장이 토종 브랜드들의 차별화 전략을 통한 시장 공략으로 외국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간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05년 대표적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매출액은 9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커피빈 320억원, 할리스 및 엔제리너스는 각각 160억원으로 외국계와 국내 커피전문점의 매출 규모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같은시점 매장 수 역시 스타벅스는 144곳, 커피빈 53곳, 할리스 56곳, 엔제리너스 28곳으로 1위인 스타벅스와의 간격이 많이 벌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2006년 이후 그 격차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특히 만년 1등 스타벅스를 제외한 커피빈과 국내 브랜드와의 매출과 매장수 차이가 거의 없어져 그 수준이 비슷해진 상태다.
또 지난해 매출액의 경우 스타벅스가 1710억원, 커피빈 918억원을 기록햇으며 토종브랜드인 할리스, 엔제리너스는 각각 671억원, 650억원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국내 매장 수의 경우도 올들어 스타벅스를 바짝 따라 왔으며 할리스는 오히려 역전됐다. 11월 말 기준으로 스타벅스가 점포수 총 310개로 여전히 1위를 차지, 할리스와 엔젤리너스가 각각 213개, 211개의 점포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커피빈은 185곳으로 국내 브랜드에게 밀렸다.
이에 힘입어 할리스와 엔제리너스는 연내에 각각 236곳, 230곳으로 늘리고 이외에도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치 점포수의 경우 각각 51곳, 43곳으로 향후 매장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볼때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이 연말에는 외국계 브랜드와의 격차를 상당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토종 브랜드들이 외국계 브랜드를 순식간에 따라잡으며 성장한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본사 운영 방침이다.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외국계 브랜드에 비해 국내 브랜드의 경우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국내 브랜드가 가맹사업을 추진하고 있기에 그 만큼 점포 확장 및 매출 증가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로스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 해외에서 로스팅 돼 신선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커피를 가져오는 해외 브랜드에 비해 국내 커피전문점은 국내서 로스팅해 바로 커피를 제공한다.
이는 예전에 브랜드를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최근 커피 맛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정한 커피의 맛을 따져 로스팅 장소 여부, 원두의 볶은 기간 등을 따진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러한 요인 외에도 국내 업체들 역시 각각 업체의 특성을 살리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98년부터 오픈한 할리스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 고객들로 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고구마 맛의 고구마라떼, 밤을 이용한 '마론라떼' 등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을 커피에 적용했으며 타 커피전문점에서도 이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론칭 3년 만에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엔제리너스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가맹점 시스템의 경우 롯데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롯데 자체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전수 받아 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또 후발주자인 만큼 '감성적 접근'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전개했다. 일례로 천사 캐릭터를 직접 개발했으며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용품도 마련했다.
이러한 감성적 접근은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스타벅스와 달리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는 데 한 몫 했다.
이외에도 노란색, 보라색 등의 색다른 컬러 커피 개발, 다양한 고급 커피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토종 브랜드로서 국내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싶다는 자부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 중 블루마운틴, 더치커피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제공하기 쉽지 않은 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