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작업에 11개월여만에 본격 착수했지만 매각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일 산은에 따르면 대우조선 재매각을 위해 국내 20여개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대우조선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산은이 대우조선 재매각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한화 그룹 컨소시엄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11개월여 만이다.
이처럼 대우조선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 산은금융지주 민유성 회장이 올 연말까지 대우조선 매각 주간사 선정을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매각 주간사는 올해까지 끝내겠지만 M&A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한 관계자는 “내년 M&A시장에 대형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매각을 위해 최대한 신중을 기해 진행할 것이다”며 “대우조선은 국가 정책적으로 중요한 기업이어서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때 국가와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매각을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 업계에서도 주간사 선정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화하고 있지만,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대우조선의 주가가 지난해 산은이 매각하려 했던 상황보다 너무나 많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1만6600원으로 지난해말 한화컨소시엄이 대우조선 인수 MOU를 체결할 당시 제시했던 6만원과 차이가 너무나도 많이 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산은이 대우조선을 낮은 가격에 팔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글로벌 선사들의 경영난에 따른 수주잔고의 불안정성도 빠른 매각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이 대우조선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발송하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시작을 알렸으나, 지금의 상황으로는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 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오는 18일이며 산은은 연내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인수합병(M&A)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