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에너지공기업 중심의 해외자원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SK에너지, 포스코, STX 등 민간기업과 '코리아컨소시엄'(가칭)을 구성, 공동으로 해외자원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수출입은행 2조2000억원 등 내년도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한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이르면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그동안 공기업 중심에서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앞으로 경쟁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로써 공동으로 해외자원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코리아컨소시엄'(가칭) 방식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경부의 이같은 해외자원시장 전략 수정은 소형 탐사광구 위주의 자원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인수·합병(M&A), 생산광구 매입을 위해서는 투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또 미국·유럽계 기업들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의 대형화'를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전·가스 광구나 광물 광구의 지분 5~10%를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분 확대 뿐만 아니라 운영권까지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금융위기로 인해 해외자원 확보에 적기였음에도 불구, 석유공사, 광물공사 등 공기업의 선전을 제외하고 민간기업의 실제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이번 방안이 나오게 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가진 해외자원개발업계 CEO 간담회에서 "올 한해 자주개발률을 목표치 이상 끌어올리는 등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성과가 컸다"고 평가한 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민간기업의 참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장관은 또 "공기업이 총대메고 선도하고 민간기업은 참여를 확대해 대형 유전개발 프로젝트나 광구에 공동 투자, 성과를 내년에는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코리아컨소이엄'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추진 전략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코리아컨소시엄을 구성할 시 포스코, SK에너지, 포스코와 같이 실제 석유, 가스 등을 소비하는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자원개발에 나선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컨소시엄'(가칭) 구성을 통해 ▲민간기업의 자원개발 투자 확대 ▲공기업과 민간기업간 자원개발사업 노하우 공유 ▲높은 리스크 햇지 등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민간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내년 자원개발 지원을 위해 2조20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며 수출보험공사도 1조원 가량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의 투자를 확대하고 1조원 규모로 조성된 자원개발펀드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단순한 PF성격의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니라 자원개발사업 자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방안은 지난달 열린 해외자원개발 CEO 간담회에서 나온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간기업들도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자원개발 투자금액 4400억원보다 두배 가량 증가한 7800억원을 내년에 투자할 계획이며, 삼성물산 등도 투자금액을 올해보다 확대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편차가 있지만 내년 자원개발을 위해 올해 대비 20~50% 가량 투자금액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올해보다 전반적으로 민간기업의 투자금액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