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 대부분이 풋백옵션 1개월 연장안에 합의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최종협상대상자 선정을 빠르면 이번 주 중 마루리짓고 연내에 본계약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 18곳 시중은행과 증권사, 대형 사모펀드 대부분이 연장동의서를 보내왔다"며 "1~2곳은 연장동의서를 서면 제출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서면동의를 하지 않은 곳은 개인 투자자가 일부 포함된 소형 사모펀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연장동의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당장 풋백옵션 행사를 시행하겠다는 의중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옵션 행사를 하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I들이 풋백옵션 행사 시기 연장을 받아들인 것은 금호그룹이 제안한 1개월 유예안을 받아들인 것은 금호그룹이 안이 기존 계약서를 수정하지 않아도 돼 부담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이 FI와 맺은 풋백옵션 계약에는 FI들이 이달 15일부터 1월 15일까지 한달간 풋백옵션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금호그룹은 내년 6월15일까지 현금상환을 해야 한다.
또 금호그룹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요구한 FI의 요구는 거부했지만 대신 공동매도 청구권을 인정해주겠다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매도청구권은 최대주주가 주식을 팔 경우 다른 주요주주들도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이다.
금호그룹은 옵션연장에 동의한 FI들의 주식을 우선 매각대상에 포함시켜 내년 2월 대우건설 주식매각 대금이 납입되면 우선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옵션행사에 따른 대금지금 시한은 내년 6월 15일까지지만 FI들이 행사를 유예할 경우 수익 일부를 조기 실현할 수 있게 된다.
FI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옵션행사가 무의미하고 매각이 실패할 경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금호의 제안을 받아들여 매각작업이 순탄하게 도와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 MOU없이 곧바로 SPA 추진...시장 우려도 여전
풋백옵션 행사 시기가 1개월 미뤄짐에 따라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금호그룹은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등 두 곳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최종협상자를 고르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으로 이번주 중으로 선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그룹 및 FI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역시 최근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들로부터 투자확약서(LOC) 작성을 마무리짓고 이번 중 금호그룹측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측은 이들로부터 LOC가 도착하면 검토작업을 거쳐 최종협상자가 선정하고 MOU 체결 과정은 생략하고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 중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지금까지 받은 LOC를 이번 주 중으로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간이 많이 지체된 만큼 MOU는 생략하고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연내에 매각작업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그룹 및 FI들의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시장에서는 금호의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수후보군들의 인수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외국계 및 국내 자본 일부를 확보했다고 하지만 이들 모두 전체 인수자금의 절반 정도밖에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최종후보로 선정되면 국내 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대표를 맡고 있는 문정민 AC개발 사장은 지난 14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투자금액 중 60%에 대한 LOC를 받았다"며 "이중 40%는 미국의 전략적 투자자들이고 20%는 한국의 투자자들이며, 나머지 40%는 국내 금융권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자베즈파트너스 역시 마찬가지다. 자베즈파트너스 역시 중동계 투자자들과의 투자유치는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국내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행상황만 놓고 보면 시장에서는 여전히 두 후보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존재한다"며 "최종협상대상자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최종후보의 자금확보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인수후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