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거대 인도시장 바라만 볼뿐"

입력 2010-01-26 15:34 수정 2010-01-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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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 및 시장 인프라 열약해 당장의 수익 어려워..국내 기업들 진출 여하에 따라 계획 세울듯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환영식이 열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뉴시스>
인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만모한 싱(Manmohan Singh) 인도총리와 만나 한-인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인도와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에 따라 국내 IT와 방위산업, 원자력, 자동차, 건설 등의 국내기업들이 12억 거대 시장을 타겟으로 인도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금융업계중 증권사들은 인도시장의 인프라가 아직 미약한 상태이고 각종 규제가 많아 인도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거나 검토를 중단한 상태이다.

◆인도 금융시장은 황금의 땅

현재 인도의 금융시장은 경제규모에 비해 금융시장은 아직 덜 발달돼 그만큼 성장 기회가 많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뭄바이증권거래소(BSE)가 지난 1875년 설립돼 아시아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것이 반증하듯 인도 증권시장은 비교적 발달했다고 평가받지만 회사채 시장 등은 아직 발전해야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도 전체 금융시장 중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2%, 예금 44%, 국채 19%, 회사채 4% 정도다. 회사채의 경우 2006년 2%에서 최근 몇 년 급격히 성장한 결과다. 금융기관의 자산규모 역시 국영은행의 보유 자산이 70% 가량을 차지하고, 민간과 외국계는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도 경제가 안정적으로 고성장하면서 동시에 금융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금융시장 규모가 여전히 작은 편”이라며 “인도 시장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진출해 발판을 넓힐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맥킨지컨설팅의 자회사인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 30여년간 성장 드라이브를 구가했던 선진국 금융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해 세계 금융시장은 1980년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MGI는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금융자산 가치는 GDP의 68%에 머무르고 있으며 인도(162%) 남미(119%) 동유럽(99%) 등도 GDP 대비 금융자산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신흥국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 향후 선진 금융시장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들, 규제 및 인프라 부족으로 꺼려해

이처럼 이머징마켓시장인 인도에 국내 증권사들은 아직 진출 하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 또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는 증권사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권도 진출이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 인도에 직접 진출해 있는 금융권 기업은 자산운용사중 미래에셋 자산운용사와 신한은행이 몸바이에 진출해 있다.

증권사들 중에서는 그나마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5일 인도 재계순위 3위 그룹인 아디트야 벌리그룹 자회사인 아디트야 벌리 파이낸셜 서비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인도 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제휴를 통해 공동으로 5억 달러 규모의 인도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인도시장에서의 사모투자펀드(PEF) 조성과 판매, 자산관리, 위탁매매 등에서도 협력해 상호 인력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로 쉽사리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임대료와 세금 및 설립인가 등을 포함한 각종 규제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및 베트남, 홍콩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인도시장 진출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강석훈 팀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시장 진출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인도 시장 자체의 인프라로는 당장의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며 “또한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시장에 대한 정보와 분석이 미약한 실정인 것도 시장 진출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팀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인도시장이 많이 알려지면 향후 인도시장의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들은 2~3년전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도시장 진출을 준비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주춤해 있는 상태이다”며 “아직 금융위기가 확실히 지나가진 않았지만 증권사들이 이번 한국과 인도간의 협약으로 인해 인도시장이 많이 알려지고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한다면 국내 증권사들도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을 보고 인도시장 진출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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