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앞두고 장을 마감한 이후 악재성 공시를 내놓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보통 증시 폐장일이나 연휴 및 주말을 앞두고 악재성 자료를 내놓음으로써 주가 하락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설 연휴 전날인 지난 12일에도 장이 마감됨과 동시에 악재성 공시를 띄우는 기업들이 줄을 이었다.
거래소 상장기업인 한일 건설은 오후 늦게 대규모 공사 계약을 해지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한일건설은 약 78억원이 넘는 해운대구 우동 한일유앤아이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통신장비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파인디지털 역시 오후 늦게 현금 배당 결정을 취소하는 공시를 내면서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될 예정이다.
파인디지털은 지난 11일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나 단 하루만에 이같은 사안을 뒤엎었다.
파인디티털측은 "현금배당을 계획했으나 당사의 배당가능이익 계산착오로 한도가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해 현금배당을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자동차부품업체인 유티엑스는 계열사인 아크로텔레콤에 약 14억원 가량의 채무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유테엑스의 자기자본에 21.40%에 해당하는 비교적 큰 금액이다.
이처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을 긴 연휴를 앞두고 장을 마감한 시점에 발표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주가하락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금배당취소나 대규모 공사계약 해지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도 무더기로 장 마감이후 공시를 냄으로써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신성홀딩스가 지난해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된 것을 비롯해 포인트아이 다사로봇, 에버테크노 등 실적 악화 상장사들이 무더기로 실적을 발표했다.
이처럼 얌체 공시족들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 또한 공시 등을 면밀히 확인한 이후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