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와 엔화약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수출주들이 급등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원화약세에 의한 기업 이익 성장효과가 발생했음을 감안한다면 최근 원화강세는 올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엔ㆍ달러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엔ㆍ달러환율은 지난해 11월27일 84.81엔을 기록한 후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4월2일 94.55엔으로 급등한 상태다.
실제로 원화는 달러화 대비 절상되는 반면 엔화는 달러화 대비 절하돼, 원화는 엔화에 대해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리보금리 역전현상 해소, 일본의 양적완화정책 지속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결과다.
이로 인해 일본여행객 특수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세계 교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강도가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변수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주력 수출 기업들에겐 가격경쟁력 악화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 환율 수준이 수출주에 영향을 주는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 여건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대표적 수출주인 IT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1분기 실적기대와 함께 글로벌 수요회복 기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지 않은 한 경쟁력을 갖춘 수출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노코미스트는 “선진자금 유입 강화 및 무역수지 흑자 재개로, 원화 절상흐름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한 수출 가격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력 수출품인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강하게 매수하고 있는 만큼, 당장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악화보다는 수요 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에 주목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원화절상 과정에서 환차익도 기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원화강세는 분명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IT 제품들의 경우엔 일본과의 격차가 크고, 자동차의 경우엔 현 수준의 환율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반도체 업종의 경우엔 일본의 경쟁사가 엘피다메모리 정도인데 일본 업체가 환율 하락의 수례를 누릴만큼 캐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디스플레이의 경우엔 경쟁사가 샤프인데 샤프의 시장 점유율이 8%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핸드폰의 경우엔 3% 수준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국내 IT업체들이 엔화 약세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동차의 경우엔 타격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도요타의 경우 리콜로 인한 실질적인 타격이 없다. 주가도 강세고 미국 점유율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엔화 약세로 인해 향후 딜러 인센티브나 차 가격 인하 등의 경쟁 우위 요소가 발생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엔 환율이 실질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에 타격이 있을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시간적인 면에선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데 1년 정도가 필요해 아직은 우려할 시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