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살인범죄율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진성 순천향대 교수는 26일 발표한 2007~2009년 전국 242개 시·군·구의 살인범죄 건수와 지역적 특성을 분석한 '지역사회의 구조적 특성이 살인범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도시와 시골지역 구분없이 이혼율과 살인범죄율의 상관관계가 가장 컸다.
정 교수는 통계 기법의 하나인 '음이항 회귀분석법'을 통해 인구밀도가 400명/㎢ 이상인 지역과 광역시의 모든 구를 포함한 120개 시ㆍ군ㆍ구를 도시지역으로, 나머지 122개를 시골지역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이혼율이 살인범죄율에 미치는 정도(Z검정)는 5.20으로, 해당 지역의 외국인 비율(1.60)이나 유흥업소 비율(0.55) 등 다른 변수들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도시지역이 2.07로 시골(1.94)보다 이혼율과 살인범죄율의 상관성이 더 높았다.
자동차 보유율과 대학교육률 등의 지표를 이용한 '경제적 불이익'과 주거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세입자 비율'은 외국의 연구결과와는 달리 살인범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논문은 이혼율 증가가 살인범죄율 상승으로 나타난 것은 이혼 그 자체가 청소년 일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부모의 감독 소홀이나 가정교육의 부재가 청소년 비행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전통적 규범과 문화가 중시되는 환경에서는 이혼이 사회해체와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이 더욱 확실하고 빠르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이번 분석은 온전한 가정이 주는 정신적 환경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 살인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가정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ㆍ교육하고 결손가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