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다 중국의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조짐에 따라 달러·유로·엔·위안 등 주요 통화 가치가 급격히 변화할 전망이다. 각국을 둘러 싼 경제·정치적 환경도 외환시장의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글로벌 외환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달러의 대반격 시작된다
② 위안 절상 언제쯤
③ 유로화 붕괴 현실화?
④ 안전자산 '엔' 과연 뜰까
달러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달러가 엔을 비롯한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는 등 대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다 기술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달러에 대한 매수확산을 점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는 금융위기 사태가 본격화한 2008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통신은 이치모쿠(ichimoku) 기술적 분석상 달러가 엔화 대비 17%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목균형표를 뜻하는 이치모쿠 분석은 시세 형성 과정을 반영한 파동론과 수준론, 시간론의 세가지 개념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적인 기법이다.
최근 바클레이스캐피탈에 따르면 주간 이치모쿠 분석에서 달러 가치는 2개월 연속 엔화에 대해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단 코틱 기술적 분석가는 "달러는 엔화 대비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면서 "달러/엔 환율의 21개월 이동평균선은 94.76엔"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기술적인 흐름은 지난 25년간 1~3년 동안의 데이터를 집계한 것"이라면서 "95엔 이상은 110엔 선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달러는 엔화 대비 지난달 0.5% 상승한 바 있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전문가들은 달러/엔 환율이 연말 100엔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10엔대를 웃돈 것은 지난 2008년 8월25일이 마지막이었다.
캐리트레이드를 통한 이익이 각국 기준금리차 축소 전망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에 따르면 저금리 지역에서 자금을 마련해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 지수는 지난 1분기 0.5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승폭 9.8%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근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목표금리가 0.00~0.25%를 기록하며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을 이어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캐리트레이드가 축소되면서 달러 가치는 지난 6개월간 유로 대비 12% 급등했다.
지난 1년간 달러 가치는 브라질 레알과 뉴질랜드 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에 대해서는 무려 30% 치솟았다.
이들 국가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속했지만 통화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전망이 외환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헨릭 페더슨 페레토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PI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다수 고수익 통화가 과대평가된 상태"라면서 "과거처럼 금리차를 통한 이익을 20% 낼 수 있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차이를 이용한 투자로는 연 2~3%의 수익을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달러 강세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사상 최악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해외자본 유입은 미국의 막대한 재정·경상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캐리트레이드 수요와 외환시장의 움직임과 관련 글로벌 중앙은행의 행보 역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융위기를 맞아 지난 2008년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른 출구전략 시행과 함께 이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중앙은행(RBI)과 인도중앙은행 등이 금리를 끌어 올렸다.
연준 역시 연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오는 11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6% 반영하고 있다.
로날드 레벤 모간스탠리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캐리트레이드는 더이상 매력이 없다"면서 "자금 마련 대상이었던 달러에서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