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일대 재건축 단지를 둘러싸고 중견 건설업체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재건축 사업장에는 대형업체들이 대거 뛰어들어 수주를 싹쓸이 해왔으나 '무상지분율'이 주요 요소로 작용하면서 일부 중견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고덕주공7단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현장 설명회에는 10위권 내 대형 건설업체들 뿐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참여했다.
현대, 대우, 롯데, 한화 등 대형건설업체 외에도 한양, 한신공영, 서희건설, 풍림산업 등 중견업체들도 다수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다.
예전에는 시공사 선정에서 아파트 '브랜드'가 당락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이익과 직접 관련 있는 '무상지분율'이 중요 요소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중견업체 입장에서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무상지분율'은 조합원이 추가분담금 없이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평형을 대지지분으로 나눈 값이다.
일부 중견업체들은 이 일대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 태세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여전히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입찰을 포기하고 있다.
사업입찰에 참여를 검토한다는 H사 관계자는 "최근 추세가 브랜드 보다는 당장 이익과 결부되는 무상지분율이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회사 내부에선 기회로 여겨 리스크를 무릅쓰고 가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업체 위주의 수주전에 중견업체가 승부를 걸기에는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하는 회사들도 많다.
재건축 사업장은 대형, 중견업체 할 것 없이 요즘 같은 분양침체 시기에는 '무조건 뛰어들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될 정도로 중요한 사업장임은 분명하지만 과다한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 강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처음엔 수주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대형업체들과는 게임이 안 될 것 같아 포기했다"면서 "대형브랜드 선호도 여전한데다가 무상지분율을 무한정 높게 써낼 수도 없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