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이 공공중심의 사업구조와 확고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은 예년에 비해 악화했고 공사·분양을 하고 못 받은 돈이 크게 늘면서 위험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노동자 사망사고로 인한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도 있다.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계룡건설의 연간 매출액은 2015년 1조5221억 원에서 지난해 2조977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계룡건설의 매출은 최근 증가 폭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1조958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2조2000억 원 안팎을 기록하다 2021년 2조5000억 원을 넘었다. 2022년에는 2조9000억 원대에 올라섰다.
올해도 매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계룡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2조39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3조 원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은 경기를 덜 타는 공공건설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대전·충남 지역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토대로 수주를 이어가면서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룡건설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국내 공공건설 수주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올해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는 다수의 공공주택 사업, 창원교도소 이전 신축공사,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공사,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6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등을 수주했다. 대전시의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공사도 맡았다.
매출과 달리 수익성은 걱정거리다. 계룡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83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3%가량 증가했지만 이전에 크게 악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강하다.
계룡건설의 영업이익은 2022년 1328억 원에서 지난해 1006억 원으로 24% 감소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2023년 2327억 원보다 1000억 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2021년 9.1%까지 올라갔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4.5%, 지난해 3.4%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작년과 비슷한 3.5%다.
계룡건설의 실적에 관해 한국기업평가는 "외형 성장이 과거보다 둔화하겠지만 수주 잔고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원가 부담과 부동산 침체 등의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공사·분양을 하고 받지 못한 돈은 크게 늘었다. 주택시장 경기 침체로 공사비와 분양 대금을 받는 데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룡건설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 채권은 4152억 원으로 작년 말 2103억 원보다 97.4% 증가했다. 공사미수금이 576억 원에서 1369억 원, 분양미수금이 1450억 원에서 2652억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공사미수금은 대금을 청구했지만 받지 못한 돈, 분양미수금은 아파트나 상가 등을 분양한 뒤 대금 미납 등으로 못 받은 돈이다. 공사에 투입한 비용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자금 운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잇따른 사망사고로 인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가능성도 계룡건설이 안고 있는 문제다. 지난달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공사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우수관로 매설 작업 중 토사가 무너지며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올해 6월 서울 마포구 문화공간 조성 건축공사에서도 근로자 한 명이 개구부 덮개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법은 사망과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사망 사고는 노동부 등 관계 당국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성실히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며 "미수금은 공사 진행과 분양, 대금 납입 등의 시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현재로썬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