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이폰4 잘 되길 바라는 '속사정'

입력 2010-06-10 16:00 수정 2010-06-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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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 스마트폰용 모바일 CPU와 낸드플래시 모두 삼성전자 제품

삼성전자는 아이폰4가 많이 팔리면 좋을까? 갤럭시S가 많이 팔리면 좋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사 제품인 갤럭시S가 애플의 아이폰4를 누르고 선전하면 좋겠지만 속을 들춰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아이폰4의 스마트폰용 모바일 CPU와 낸드플래시가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2조4431억원)중 반도체 비중은 1조9952억원으로 무려 45.3%를 차지했다. 반면 휴대폰과 이동통신 등의 네트워크 사업으로 구성된 통신분야의 영업이익비율은 25.1%에 그쳤다.

▲지난 8일 갤러시S 발표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SK텔레콤의 하성민 사장, 삼성전자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삼성전자)
아이폰4의 판매가 증가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이익도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아이폰3GS는 국내에서만 70만대 이상 판매됐고 전세계적으로는 올해에만 1700만여대 이상 판매됐다.

현재 아이폰은 스마트폰업계에서 단연 선두다. 부품업계에서는 주요 고객으로 모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1분기 보고서를 통해“비메모리 반도체시장은 스마트폰, 테이블 피씨, 노트북의 성장으로 2분기 수요가 1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4를 등에 업은 반도체의 호조는 삼성전자에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8일 갤럭시S를 공개하면서“삼성의 휴대폰 20년 역사의 모든 기술이 녹아있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심기일전하는 자세로 갤럭시S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애니콜 신화' 를 만들어 냈던 삼성전자의 자존심이 걸린 일로 평가하기도 한다. 반면 모험도 있다.

갤럭시S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 분야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삼성전자는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의 후발주자”라며“스마트폰에 대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갤럭시S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휴대폰사업 분야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은 자신하는 분위기다. 신 사장은 "갤럭시S가 곧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표준을 제시케 될 것”이라 단언했다. 우수한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더한 만큼 시장의 좋은 반응을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S는 그 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인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해 아이폰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또 갤럭시S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반도체 부문의 이익 증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관계자는“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제품이 많은 만큼 반도체 산업은 꼭 한 분야가 아니라 세계경기의 호황과 불황에 연동하는 측면이 있다”며“최근에는 시장의 지속적 확대로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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