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체 기금을 통해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모두 1조7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저축은행들의 부실은 더 커졌다.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규모는 3조8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5일 오후 전체 회의를 열어 저축은횅의 PF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공적자금인 구조조정기금을 투입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또 공적자금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저축은행. 저축은행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고 살 길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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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투자위험이 큰 분야 위주의 자산운용으로 인해 위기에 빠졌다.
저축은행은 몸집 늘리기를 고집한 나머지 고금리로 고객을 유인해왔다.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같은 고위험 상품을 취급했으며,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 되면서 저축은행의 재정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미분양 주택 등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졌다. 부동산ㆍ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됐으며 건설기업들의 자금 상황은 크게 나빠졌다. 결국 과도한 부동산 PF 대출에 나선 저축은행 위기설이 업계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 PF대출채권은 2006년말 45조3000억원이었으나 2009년 6월 84조원 까지 기록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PF대출채권 잔액은 2009년 하반기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실채권을 사들여서 감소한 것이다. 자산관리공사가 작년 6월에 두 차례에 걸쳐 일반계정을 통해 1조7000억원 매입해, 저축은행 부실채권이 대폭 줄었다. 자산관리공사는 올해 2조원 가량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PF대출채권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저축은행이 11조8000억원이었고 연체율은 10.6%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2월 기준 13.03%보다는 줄었지만 2009년 6월 기준 9.56%보다 증가했다. 문제시되는 이유는 타 금융업은 PF대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증가하고 있으며 연체율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또 저축은행 부동산PF의 68%가 개발사업 인허가 이전에 이뤄지는 '브리지론(bridge loan)'이라는 것도 부정적인 부분이다. 브리지론이란 부동산 개발사업 초기에 시행사가 금융회사에서 토지매입 자금으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보통 대출인은 인허가 이후 착공 단계에서 본 PF 대출을 받게 되면 다시 상환한다. 브리지론은 수익성이 높은 대신 인허가가 나지 않을 위험을 안고 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업의 진행·완공사업장 PF채권과 예정사업장 PF대출채권의 비중이 27.2 : 72.8로 예정사업장 PF대출채권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저축은행업의 부동산 PF대출채권 대부분이PF 실행 전의 브릿지 론(Bridge loan)형태를 띄고 있어, 최근 다가온 건설사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발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은 9조2839억원의 건설업 및 부동산업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분석대상 저축은행업 총여신의 33.3%, 자기자본의 570.3%에 이르고 있다 "며 "부동산 PF대출채권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 및 부실채권 매각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