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따른 은행주 향후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은행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기대된다며 비중 확대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출구전략에 따른 대출수요 감소와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업종지수는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 9일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에 힘입어 4.07% 급등했다. 12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막혀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13일 반등에 성공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KB금융이 사흘만에 3.76% 상승한 가운데 신한지주(3.73%), 하나금융지주(8.83%), 우리금융지주(2.72%), 기업은행(5.84%), 외환은행(0.79%) 등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는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반등 및 대손충당금 감소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상향 기대로 양호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이치증권 역시 "금감원 추정에 따르면 100bp 금리인상은 1조10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올해 은행 주당순이익(EPS)를 5% 감소시킨다"며 "100bp 금리인상은 이자 수입을 높여 EPS(주당순이익)를 평균 18% 상승시키는 만큼 추가 충당금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아직까지 비중확대 전략을 세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상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며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며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 시행으로 전반적인 신용위험이 높아진 여건이어서 금리 인상은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는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특히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NIM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크레딧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가중될 수 있고, 가산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지며 NIM 개선효과는 없어질 수 있다"며 "만약 가산금리 인하 폭이 커질 경우 오히려 NIM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모멘텀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모멘텀은 이미 은행주 주가에 반영됐다"라며 "당초 예상보다 한달 정도 빠르게 진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호재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