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꿈에서 깬 남아공, 후유증 심각

입력 2010-07-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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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 그림자 이제서야 윤곽

불과 10여일 전까지 2010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축제의 단꿈에서 깨어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경기 내내 귓전을 때리며 경기 집중을 방해하던 부부젤라 가격은 120랜드(약 16달러)에서 30랜드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거리 곳곳은 한산해져 먼지만 날리고 있다.

급기야 월드컵 열기로 가려졌던 유럽 위기의 그림자가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남아공 제조업계에 영향을 미칠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한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남아공의 철강ㆍ석탄ㆍ귀금속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기관은 대출처가 없어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FT는 전했다.

▲함석으로 만든 이른바 깡통집이 밀집된 남아공 요하네스부르크 근교의 빈민가 풍경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는 남아공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OECD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남아공이 브라질ㆍ중국ㆍ인도 등 다른 신흥국에 비해 실업률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도로와 축구 경기장만 주목을 받은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브라질ㆍ중국ㆍ인도에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평균 취업률은 65%에 달하는데 비해 남아공은 40% 정도에 그치고 있다.

FT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서 비롯된 악명높은 흑인통행 제한법과 열악한 교육제도가 남아공의 실업률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된지 16년이 지났음에도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OECD의 보고서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침체됐던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은 서서히 회복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경제지표 부진은 국영 운수업체 트랜스넷이 일으킨 파업때문이라고 FT는 강조했다.

또 월드컵을 계기로 정부가 인프라 정비 지출을 늘리면서 건설 경기도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공공부문의 투자비율은 5년 전 4%대에서 현재는 9%를 넘어서 자본 형성의 수준을 20% 이상으로 밀어올렸다.

현재 남아공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32%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장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그러나 남아공의 성장세가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을 한층 자유화하는 것이 안정의 열쇠라고 FT는 제언했다.

FT는 더 나아가 정부가 민간투자를 화물 수송과 에너지 생산 등의 분야로 늘리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FT는 월드컵을 계기로 민관이 제휴해 공항과 요하네스부르크의 비즈니스 중심가를 묶는 고속철도 프로젝트 '하우트레인(Gau Train)'이 실현된 예를 들며 이 같은 방식이 다른 분야로도 확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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