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가 회복하고 있다지만 올해 들어 주요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과열된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제조업마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중국 경제의 실태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중국 제조업 무너지나
② 부동산시장 거품 꺼지나
③ 증시 성적은 글로벌 꼴찌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은 꺼지고 있는 것일까.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이끌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2일(현지시간) 지난 상반기 5만5000헥타르의 거주용 토지가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35%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귀저우주와 베이징, 지양시의 거주용 토지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고 국토자원부는 덧붙였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그동안 빈민촌 개발 등 거주 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며 거주용 부동산 공급이 증가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을 감안할 때 공급이 증가하면서 주택건설 비용이 줄어들고 이는 다시 주택가격을 끌어 내리는 고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토자원부는 또 세번째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제안을 비롯해 2차 주택 구입자에 대한 계약금을 인상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거주용 부동산 공급 증가와 함께 지난 70개 주요 도시의 6월 주택평균가격이 전월 대비 0.1% 하락하는 등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부동산 대출 또한 억제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주요 금융기관의 6월 부동산 대출은 40.2% 증가했다. 이는 3월말의 44.3%에 비해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상반기 신규 부동산대출은 1조3800억위안(약 238조원)을 기록했다.
6월말 기준 총 주택대출은 전년에 비해 49.6% 늘었다. 이는 2009년 말의 43.1%에 비하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나 3월말 53.4%에 비하면 낮아진 것이다.
쟝강 사우스웨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가폭 감소는 주택시장 열기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기준으로 상반기 절대수치가 큰 폭 감소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쟝 애널리스트는 "지난 연말 대출이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했지만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약세장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관련 지표 역시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주택평균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부동산가격이 내린 것은 16개월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주요 7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0.1% 하락했다면서 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지가격은 올랐지만 이 역시 전분기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105개 주요 도시의 토지 가격은 2분기에 평방미터당 전분기 대비 1.5% 상승했으며 전년과 비교하면 9.3% 올랐다.
105개 주요 도시 토지가격은 지난달 전분기 대비 2.3%, 전년 대비 8.1% 상승한 바 있다.
부동산업체에 대한 대출은 6월말 기준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2009년 말에는 30.6%, 3월말에는 31.1%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과열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천싱둥 BNP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분기 부동산개발 신규대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구도의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대출 규모도 적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상반기 대출은 여전히 큰 것으로 개인의 중장기 대출 증가율도 높아 신규 대출이 1조 위안에 육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도시 집값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천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징 집값은 지난 2008년 고점을 거의 회복한 수준"이라면서 "정부 규제책의 효과도 앞으로 6개월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