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실이 19층이죠?, 그럼 목표 주가를 19만원으로 하죠"
스타애널리스트로 칭송(?)받는 모 애널리스트가 기업IR 담당자에게 내뱉은 말이다. 애널리스트는 기업 IR담당자에게 홍보실이 몇 층이냐고 묻고 나서 기업의 목표주가를 홍보실 층수에 맞춰 제시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일부 자질 없는 애널리스트들의 무책임한 리포트 작성을 비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일부 자질 없는 애널리스트들의 무책임한 종목추천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애널리스트가 종목추천을 할 때 그 종목에 대해 자기 연봉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을 둔다면 과연 지금처럼 무책임한 종목추천을 할 수 있을까”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애널리스트 추천종목에 투자했다가 반토막 난 주식도 있어 자질 없는 애널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퇴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한 듯 애널리스트의 경력과 매수·매도 종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애널리스트 및 리포트 공시체계’를 협회 홈페이지에 구축해 다음달 9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공시체제로 현재 만연돼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기업과의 이해관계와 눈치 보기 리포트가 사라질지에 대해 의문은 표하고 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고액연봉을 받는 선망의 직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들 애널리스트들이 이해관계에 따른 무책임한 종목 추천과 형식적인 리포트 작성으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돈을 쫓은 잦은 이직과 외국과 달리 매도 의견이 거의 전무한 점은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체 애널리스트의 연평균 이직률은 41.2%로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연평균 이직률 21.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직군내 연평균 이직률 11.1%보다 약 4배 정도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잦은 이직과 고액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매도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가 전무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매도의견을 낼 경우 해당기업과 해당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원성과 폭력에 가까운 항의로 애널리스트가 곤혹을 겪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쉽사리 내기 힘든 환경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고액연봉을 받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과 직업윤리를 가져야 한다”며 “아직까지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리포트를 작성해 이들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