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 세대간 소통의 아이콘

입력 2010-08-30 11:12 수정 2010-08-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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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 그들은 누구인가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데는 40代의 반발이 가장 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김태호 총리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준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40대의 67.5%가 그의 인준에 반대했다. 30대 58.6%, 20대 50.5%로 뒤를 이었다.

40代가 같은 세대 총리 후보자의 말뒤집기와 모럴헤저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준에 가장 높은 비율로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40代는 왜 같은 또래 김태호 총리 인준에 반대했을까? 같은 젊은 나이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반열에 오르는 그의 벼락출세를 시샘한 것일까. 아니면 40代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밟은 것에 대한 반발일까.

2010년. 40代는 고민하는 세대다. 출세를 꿈꾸는 동시에 퇴출을 걱정하는 끼어있는 세대다.

산업화 민주화의 주축으로 자부심이 가득한 386세대와 잇따른 경제위기로 인해 제대로 된 취업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88만원세대’ 사이에 끼어있는 세대다.

전쟁도 보릿고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한 열정에서도 앞선 선배들에 비해선 짧은 인연을 갖고 있고 뒷 세대에 비해선 그나마 구체적인 기억을 갖고 추억을 전하는 세대다.

40代. 색깔과 성향, 살아온 방법이 전혀 다른 두 세대를 받치고 이끌어 가야하는 위치와 역할이 지금 그들에게 있다.

세대와 세대 간 연결고리로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들은 이제까지 어떤 세대도 하지 못했던 세대 간 소통을 끌어내야 한다. 40대의 현재 위치와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살펴봤다.

김진영씨(가명)는 45세의 직장인이다. 1967년생으로 1985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40대다.

졸업정원제 속에 대학에 눈치작전을 거쳐 입학했으나 분위기는 험악했다. 전경 버스가 상주하는 캠퍼스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해가 바뀌면서 전경들은 캠퍼스 밖으로 밀려났지만 시위는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졸업 이후 대기업에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 올림픽 이후 고성장이 이루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 직원의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치고 다니던 대기업이 해체되는 위기를 겪었다. 김씨는 이후 중소기업으로 옮겨야 했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나으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김씨는 부동산이 한참 오르던 2007년 내집마련에 나섰다.

2008년 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은 김씨는 다시 직장을 옮겨야 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변화를 체험한 김씨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흔들리는 존재다.

직장 선배들은 너무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모습이고 후배들은 발랄하고 솔직하지만 조직 충성도가 떨어지고 쉽게 포기하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씨는 자신만 손해받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선배와 후배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면서 부담이 무겁기만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벌써부터 은퇴 압박에 시달리고 집에서는 소외돼 있다.

40대는 이제 대기업의 과장에서 부장급, 이르면 이사까지, 정부에서는 사무관과 과장, 국장까지 포진하면서 조직의 주축이 됐다.

40대는 산업화의 주력 세대인 50, 60대 선배들을 보좌하면서 후배 세대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50대 이상은 전쟁을 체험하고 냉전시대를 지나면서 전후 복구와 산업화 과정을 겪었다.

전쟁을 겪은 만큼 보수적이다. 고도성장 사회로 조직에 충실하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압축 성장의 경험을 갖추고 있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경제 10위권의 경제를 이룬 것은 이들의 공이다.

반면 20, 30대는 민주화 이후 세대로 1990년대의 탈냉전 시기를 지나왔다. 이들 세대는 외환 위기 이후의 취업난 속에 경쟁에 익숙한 세대다. 그만큼 학점이 높고 스펙이 화려하다.

자유분방한 가운데 순발력이 넘치고 아이디어가 많은 반면 지구력은 떨어지고 쉽게 포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정에 솔직한 것은 이들의 장점이다. 이념의 영향을 덜 받았지만 상당히 현실적이고 물질주의적인 경향이 강하다.

40대는 이들 세대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성세대의 경륜과 아래 세대의 창조적인 아이디어, 순발력을 중간에서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다.

40대는 산업화 과정도 겪으면서 민주화 시대를 겪으면서 자유분방함에도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다.

50, 60대와 20, 30대 사이 이해하기 어려운 간격이 크다면 40대는 각 세대의 간극을 매울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닌 셈이다. 여기에 40대의 역할이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 30대가 디지털이나 글로벌 경험이 많고 탈정치적이며 좀 더 개인화되어 있다면 50, 60대는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순응적인 면이 있어 충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40대가 급변하는 사회에서 세대 격차를 해소하고 통합을 하는 소통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성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변화에 핵심적인 요소가 정보화와 커뮤니케이션 코드라고 할 수 있는데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경험한 40대가 새로운 시대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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